- 아시아나항공까지 노선 운항을 중단하면 사상 처음
- 중국 정부의 경유지 검역 등 통제 강화로 탑승객 불편 고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자국 역유입 통제를 강화하면서 대한한공이 수도 베이징 노선을 한 달여 동안 잠정 운항 중단키로 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다른 항공사의 추이를 보고 금명간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운항을 멈추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대 국적 항공사의 이 같은 전면 중단은 처음으로 전해졌다.
23일 주중 한국대사관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8일부터 4월25일까지 인천 출발~베이징행 노선의 항공기 운항을 중단키로 했다.
대한항공은 “23일부터 베이징 모든 국제선은 인근 지정 공항에 먼저 착륙해 모든 승객들을 대상으로 세부 검역을 진행한 뒤 재탑승시키고 있다”면서 “경유지에서 장시간 대기 등 고객 불편이 심화되고 있는 것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한항공은 23일과 25일, 27일 운항이 확정된 대한항공 KE853기, KE854기 등 3편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시간을 변경했다. 오후 7시 KE853기는 오후 9시로, 오후 9시55분 KE854기는 다음 날 오전 10시40분에 출발한다.
이 항공기 탑승객은 인천에서 출발한 뒤 칭다오 공항에 잠시 내려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결과가 나와야만 다시 항공기를 재탑승할 수 있다. 경유지 대기 시간까지 포함하면 베이징에 도착까지 최대 8시간 가량 소요될 것으로 대한항공은 전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베이징 노선 운항 중단을 고민 중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이후 노선이 줄어들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인천발~베이징행 노선은 26일에 잡혀있다.
중국 소식통은 “아시아나항공은 금명간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사스 때도 (인천~베이징 노선이)50~60% 감축됐으나 중단은 없었는데 사상 처음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항공기 노선은 전체 85개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75%인 64개 노선이 끊겼고 항공기 운항은 1204회에서 100회로 92% 가량 감축됐다.
인천을 오가는 중국 국적항공사는 국제항공과 남방항공 등 2개 항공사다. 다만 중국 항공사도 수익과 정부 정책 등을 이유로 인천~베이징노선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중국 소식통은 설명했다.
중국 민항국 등 중국 5개 기관은 지난 20일 중국 항공사들을 대상으로 추진하던 베이징행 국제선 인근 도시 우선 착륙 정책을 이날부터 외항사를 포함한 모든 항공사로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신규 확진자 39명(누적 8만1093명), 사망자 9명(3270명)이 각각 발생했다.
신규 확진자는 중국 본토에선 없었으며 전원 해외 역유입 사례로 집계됐다. 베이징 10명, 상하이 10명, 푸젠성·광둥성 각 6명 등이다. 중국 본토 신규 확진자는 사실상 '종식' 단계인 반면 해외 역유입은 매일 30~40명대에 달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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