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잔액 255조… 10.2% 증가
자영업 붕괴 공실률 더 심각해질듯
최근 경기 악화로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 규제도 강화되면서 부동산업 대출 증가율이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상가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면서 공실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255조463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2%(23조604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3년 4·4분기 말 이후 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부동산업 대출은 2013~2018년 증가세를 유지하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RTI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증가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12·16대책에서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 대해 주택임대업 개인사업자대출에 대해 RTI를 기존 1.25배에서 1.5배 이상으로 강화한 바 있다.
문제는 올해 코로나발 경기 악화로 인해 무너지는 자영업자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실률 문제가 더욱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경제연구소도 2020 KB부동산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가 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는 수요 침체와 공급 과잉으로 공실이 늘어나고 장기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서 악성 공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법 적용 대상이 전체 임차인의 95% 수준으로 크게 확대되고, 계약갱신 요구기한이 연장되면서 임대료 인상 제한과 함께 수익률 하락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시중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여신 증가폭도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 초부터 최근까지 상업용 부동산 여신 한도액의 연간 한도액 중 25% 정도만 판매된 상황"이라면서 "이는 지난해 소진 속도의 절반도 안되는 상황으로 규제 강화 등으로 전년도에 비해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 수요가 줄면서 상가 공급이 집중된 지역은 상가분양시장 침체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이며, 거래 침체로 상가를 제때 매도하지 못해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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