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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사세요"..코로나가 바꿔놓은 선거유세 '진풍경'

코로나19에 카메라 켜는 후보들
이낙연은 토크쇼 진행, 안철수는 ‘먹방’

'마음을 사세요"..코로나가 바꿔놓은 선거유세 '진풍경'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유튜브 채널 '황교안오피셜'에 올라온 영상 화면 갈무리. 황 대표가 서울시 종로구에서 선거유세를 다니는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황교안오피셜'

'마음을 사세요"..코로나가 바꿔놓은 선거유세 '진풍경'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의 유튜브 채널 '이낙연TV'의 영상 화면 갈무리. 이 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지역구 후보를 소개하는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이낙연 TV'
[파이낸셜뉴스]코로나19 사태로 거리 선거유세가 어려워진 4.15총선 후보들이 앞다퉈 ‘온라인 출정식’을 치르고 있다. 불가피한 유권자들과 '정치적 거리두기'지만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익숙한 젊은층 공략이라는 기대효과도 톡톡히 거두고 있다.

4.15총선 후보자 등록기간 마지막 날인 27일 많은 후보들의 영상이 쏟아져 나왔다.

서울 종로구에서 맞붙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유튜브 라이브 생방송으로 유권자와 소통하면서 한 표를 호소했다.

이 위원장의 유튜브 채널 ‘이낙연TV’는 기존 방송영상 못지않은 고품질의 영상을 자랑한다.

총리시절부터 격의없고, 소탈한 모습에 많은 지지를 얻어온 이 위원장은 영상에서 ‘아제 개그’를 하는 등 여유있고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선대위원장을 맡은 만큼 자신보다는, 주로 당이 영입한 인재들에 대한 간접 홍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탄희 전 판사,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대표 등 신인 정치인 후보을 소개하고 지지하는 내용의 토크쇼를 직접 진행하고 있다.

황 대표는 채널 ‘황교안오피셜’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노력중이다.

공직자로서 올곧은 이미지가 오히려 '경직된' 이미지로 유권자들에게 각인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솔직담백한 어조로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황 대표는 “황교안은 너무 범생이 스타일이다, 거짓말을 못한다, 자기세력을 만들지 않는다는 걱정을 하신다”며 “(유튜브를 통해) 평소 말못한 속마음을 말씀드리려 한다”고 밝혔다. ‘황교안이 주먹인사를 한 횟수는?’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조회수가 10만회를 돌파하기도 했다.

'마음을 사세요"..코로나가 바꿔놓은 선거유세 '진풍경'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유튜브 채널 '안철수'의 코너 '슬기로운 격리생활' 화면 갈무리. 사진=유튜브 채널 '안철수'
과거 정치인들이 근엄한 이미지를 내세우던 때와 달리 ‘친근함’이 정치계 유행처럼 번지면서 온라인에서도 이를 강조하려는 후보의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코로나사태의 정점에서 대구에서 의료봉사에 나섰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자가격리 중인 상황을 이용한 코너 ‘슬기로운 격리생활’로 눈길을 끌고 있다. 토스트를 직접 구워먹는 ‘먹방’을 보여주는 등 어설픈 모습에 오히려 호감이 간다는 평이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나경원 통합당 후보는 직접 셀프 카메라를 들고 지역주민을 만나 일상 토크를 하는 '브이로그(v-log)' 형식을 통해 김밥을 떨어뜨리고 하품을 하는 등 인간적인 모습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고민정 민주당 후보는 아나운서 출신의 장점을 십분 활용, ‘물 만난 물고기’처럼 영상을 활용해 유권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각 당 대변인들과 상당수 출마자 선거캠프는 매일 새로운 영상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수도권에 출사표를 던진 야권의 한 중진후보는 “요즘은 SNS 소통을 어떻게 강화할지 늘 고민 중”이라며 “젊은 소통으로 상대 후보와 차별화 된 모습을 보이려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 캠프 관계자는 “현장 인사를 많이 못 다니니 유튜브 링크를 문자메시지로 보내는 게 일”이라며 “후보님이 카메라 없이는 주민들과 진솔히 대화를 나누다가도 카메라가 켜지면 어색해하셔서 난감하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코로나 사태가 바꿔놓은 선거유세의 진풍경"이라며 "후보자들이 진정성을 보여주면서 지역주민들과 격의없이 소통하려는 새로운 유세문화로, 정치적 구호보다는, (출마자도) 한 인간으로서 유권자들과 정서적으로 가까워지려는 소통의 한 일환"이라고 진단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