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우리나라의 단기금융시장 규모가 355조원으로 성장하며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 신예대율 규제가 단기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며 콜시장의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CD(양도성예금증서)발행과 CP(기업어음)시장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RP(환매조건부매매)시장도 채권형 헤지펀드와 증권사의 채권투자확대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30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19년 단기금융시장 리뷰'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단기금융시장규모는 355조원으로 2018년(302조원)에 비해 17.5%(53조원) 증가했다. 이는 2013년(1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증가율이다.
시장별로 보면 CP 및 RP 시장 규모가 2018년에 비해 각각 24조1000억원(15.2%), 17조2000억원(22.8%) 증가해 단기금융시장의 성장세를 주도했다. 특히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높은 성장률을 보인 RP시장은 레버리지 투자 전략을 사용하는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의 채권형 헤지펀드 성장세가 지속되고, 증권사의 자산이 확대되면서 RP매도를 통한 자금조달을 크게 늘리면서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단기사채 및 CD시장 규모도 각각 8조8000억원(19.1%), 4조5000억원(51.7%) 증가했다. 그러나 콜시장은 은행의 규제비율 준수와 금리메리트에 따른 RP운용 확대로 2018년에도 2조8000억원 줄어든데 이어 지난해도 1조 8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올해부터 가계대출 억제 및 기업대출 확대를 위해 시행된 '신예대율 규제'가 국내 단기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지난해 신예대율 규제에 대응해 대출금 축소보다는 상대적으로 용이한 예수금 확대 노력을 강화했는데, 이 과정에서 은행들은 콜차입보다는 CD, 정기예금을 통한 자금조달을 늘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은행의 콜차입은 일평균잔액 5조원으로 2018년(6조6000억원)보다 축소됐으며, CD 발행량은 2019년 30조1000억원으로 2018년보다 41.5% 증가했다. 또한 은행의 대규모 정기예금 조달수요로 SPC의 정기예금 ABCP 발행이 큰 폭 확대됐다.
2019년 일반은행 정기예금은 2018년에 비해 56조4000억원 증가했는데 이중 40%인 22조1000억원이 정기예금 ABCP 형태로 조달됐다.
다만 올해는 신예대율 규제가 단기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2019년에 비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은행들이 이미 신예대율을 준수하고 있어 CD 발행 유인이 크지 않은 데다 정기예금도 고비용성 수신인만큼 2019년과 같은 증가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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