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산불 헬기 추락사고 고 최성호 부기장, 고향 광주에서 장례
유가족들 장례 조의금 1500만 원 울산시에 기탁
울산에 연고 없지만 최 부기장의 마지막 근무지가 된 울산
"최 부기장 유지 따라 코로나19로 힘든 울산시민에게 써 달라“
울산시 유가족에게 추모패 전달... 명예시민증 다음 주 수여 계획
울산 산불 현장에서 불의의 추락사고 숨진 고 최성호 헬기부기장의 유가족이 지난 27일 송철호 울산시장을 만나 장례 조의금 1500만 원을 재난기금으로 기탁했다. 유가족들은 평소 코로나19로 힘들게 살아가는 어려운 이웃들을 걱정했다는 최 부기장의 유지에 따랐다고 기탁 배경을 밝혔다. /사진=울산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 산불 현장에서 불의의 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고 최성호 부기장의 유가족들이 장례 조의금을 울산시에 기부해 뭉클한 감동을 주고 있다.
30일 울산시에 따르면 최 부기장의 미망인 이윤경 씨(42)는 지난 27일 큰아들 최유건 군(13)과 함께 울산시청을 찾아 송철호 울산시장을 방문하고 장례 조의금으로 받은 1500만 원을 재난기금으로 기탁했다.
이씨는 “고인이 된 남편이 평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해왔다”면서 “그 유지를 생각해 금전을 기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가족의 이번 조의금의 기탁은 최 부기장과 유가족이 정작 울산에는 연고가 없다는 점에서 감동을 더하고 있다.
고인이 된 최성호 부기장은 20년 이상 군인 생활을 하다 2014년 전역했다. 군에서의 헬기 조종 경력을 살려 3년여 전 ㈜헬리코리아에 입사해 헬기로 산불화재를 진화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고 최성호 부기장 /사진=울산매일신문사 제공
일의 특성상 지역을 자주 옮겨 다녔는데 지난해 11월부터는 쭉 울산에 머무르며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기장의 장례는 유가족들의 뜻에 따라 고향인 전라도 광주에서 치러졌다. 슬하에 둔 1남 1녀 중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첫째 유건 군이 상주가 됐다.
앞서 울산시는 최 부기장의 숭고한 뜻을 기려 유가족에게 추모패를 전달했으며, 재난구호 활동으로 숨진 최 부기장에게 이르면 다음 주쯤 명예시민증을 수여할 계획이다. 울산지역에서 재난구호 활동과 관련된 명예시민증 수여는 이번이 처음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편 고 최성호 부기장은 지난 19일 울산시 울주군 웅촌면에서 발생한 산불 화재 진화를 위해 출동했다.
당시 초속 12~20m의 강풍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불길을 잡는데 노력했다. 물을 채우기 위해 인근 회야댐에서 담수 작업을 반복했고 그 과정에서 헬기가 추락하면서 최 부기장은 실종됐다.
이후 소방당국이 5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인 끝에 실종 26시간 만인 20일 오후 5시 59분께 추락한 헬기 동체에서 숨진 최 부기장을 찾았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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