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혈구 수 유지못해 발생하는 저산소증
몸의 변화로는 하안검 창백 등이 일반적
어지럼증 동반해 기립성 저혈압과 혼동
여성의 경우 생리출혈로 빈혈 나타나기도
남성은 신장·종양 등 다른질환 의심해야
흔히 어지럼증 증상이 나타날 때 빈혈을 의심하게 된다. 또 앉아 있다가 일어섰을 때 발생하는 기립성 저혈압을 빈혈이라고 혼동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빈혈의 증상에 어지럼증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빈혈은 대수롭게 넘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종양혈액내과 장명희 교수는 2일 "가임기 여성의 경우 철분 결핍이 확인되면 자궁 질환 및 생리와 연관된 질환일 확률이 높다"며 "하지만 치질여부, 위장관 출혈 및 암 등으로 빈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톱 자주 부러지면 빈혈의심
빈혈은 혈액이 인체 조직의 대사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조직의 저산소증을 초래하는 경우를 말한다. 빈혈의 증상이 어지럼증만 있는 것이 아니다. 빈혈의 증상으로는 두통, 운동 시 호흡곤란, 가슴 두근거림, 만성 피로감 등이 있다. 빈혈에 따른 몸의 변화로는 얼굴과 하안검 창백 등이 흔하게 나타난다.
또 철분 결핍성 빈혈은 손톱의 변화로 살펴볼 수 있다. 손톱이 납작해지고 광택이 나지 않거나 잘 부러지면 빈혈을 의심해 봐야한다. 이러한 증상을 동반하고 이유 없이 피로감과 빈혈기가 지속 될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빈혈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헌혈을 할 때 혈색소가 낮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낮은 혈색소는 좀 더 철분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거나 철분을 포함한 복합비타민제를 복용함으로써 교정되는 일시적인 문제일 수 있지만 철분 결핍을 일으킬 수 있는 혈액 소실이 인체 내에 있다는 경고 증후일 수도 있다. 따라서 낮은 혈색소 수치로 헌혈을 할 수 없다고 들었다면 주의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남자 성인의 경우 혈색소 농도가 13g/dL, 여자 성인의 경우 12g/dL, 6~16세 사이의 청소년은 12g/dL, 6개월에서 6세 미만의 소아는 11g/dL, 임산부는 11g/dL 미만인 경우를 빈혈로 정의하고 있다.
■남성 빈혈, 다른 질환 의심해야
우리 몸속의 적혈구는 골수에서 생산돼 120일 정도 수명이 다하면 파괴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혈액 속에서 적혈구 수를 일정하게 유지하게 되는데 적혈구의 조상인 조혈모세포가 부족하거나 적혈구를 만드는 원료가 즉 철분이 부족하거나 몸 안 어딘가에서 파괴되면 빈혈이 발생하게 된다.
젊은 여성의 경우는 대부분 매월 생리를 하므로 출혈을 통해 적혈구가 몸에서 빠져나가게 되어서 빈혈이 나타난다.
하지만 남성은 여성과 달리 생리로 인한 출혈이 없기 때문에 철결핍이 있다는 것은 어디선가 피가 샌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다른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만성 질환에 의한 염증물질 과다로 철분이 충분한데도 조혈이 안 되는 급만성 염증에 의한 빈혈, 신장 질환이나 종양 때문에 적혈구 조혈을 촉진하는 적혈구 생성 인자가 부족한 경우에도 빈혈이 발생한다.
빈혈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적혈구 지수와 망상적혈구수를 포함한 일반 혈액 검사와 말초혈액 도말 검사가 포함된 선별 검사를 통해서 적혈구의 수, 크기, 모양을 확인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빈혈을 교정하지 않으면 심장에 부담이 가중되어 심부전 등 심장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철분제, 6개월간 복용해야
혈액검사에서 철 결핍성 빈혈로 진단되면 철분제를 복용하면 1~2개월 이내에 정상 수치로 회복된다. 정상 수치로 회복된 이후에도 철분제를 적어도 4~6개월간 복용해야 충분한 철분이 몸에 저장돼 적혈구의 생성이 원활해진다.
위암이나 위궤양 때문에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 후 수년이 지나 체내의 비타민 B12의 고갈과 비타민 B12의 흡수 장애로 인한 빈혈과 철결핍성 빈혈이 같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는 부족한 비타민을 경구나 근육 주사로 공급하고 철분제를 복용함으로써 빈혈을 교정한다. 노인의 33%에서 발생하는 만성질환에 동반되는 빈혈은 만성질환을 치료하면 호전된다.
하지만 철분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해도 빈혈의 호전이 없는 경우 내과 전문의(혈액종양) 상담이 필요하다. 또 빈혈 원인에 대한 추가적인 혈액검사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빈혈은 철분섭취의 부족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철분이 많은 음식인 감과 달걀노른자, 굴, 멸치, 뱅어포 등을 섭취하면 좋다.
모든 육류와 생선은 물론 곡류, 과일, 채소, 달걀 등에도 철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도록 한다. 비타민 C는 철의 흡수를 촉진하므로 신선한 채소를 충분히 먹는다. 하지만 섬유질이 많은 음식, 칼슘, 제산제 등은 철이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므로 지나치게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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