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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마스크' 여론 뭇매에 보완책 마련...아베 리더십 '휘청'

천 마스크 가구당 2매씩 배포 계획에 비판 쇄도
스가 장관 "보완책 강구하겠다"
의료 붕괴 우려에 코로나 경증환자 입원대신 
자가요양, 호텔, 선수촌 등 모색 

'아베 마스크' 여론 뭇매에 보완책 마련...아베 리더십 '휘청'
[서울=뉴시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 가구 당 천 마스크 2개를 배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일본 트위터 상에서는 이같은 방침을 비판하는 트윗들이 잇따랐다. 사진은 트위터(@116_kkk) 갈무리. 2020.04.02.

【도쿄=조은효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세탁 후 재사용이 가능한 천 마스크를 일괄적으로 가구당 2개씩 배포하겠다고 발표했다가 가족 인원수를 무시한 처사라는 여론의 뭇매에 결국 추가 방안을 내놨다. 검토 후에 천 마스크를 더 배포하겠다는 것이다.

3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천 마스크 배포 방침과 관련 "2가구 주택 등 한 주소에 복수의 가구가 생활하고 있는 경우, 최초로 우편으로 (마스크를) 배포할 때에는 신속성을 위해 우선 2개를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거주자의 상황에 따라 추가 배포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1일 코로나19 정부 대책 본부 회의에서 일회용 마스크 품귀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가구 당 천 마스크 2개를 배포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내 온라인에선 마스크를 2매만 배포하면 남은 가족은 어떻게 하라는 얘기냐는 등 비난이 쇄도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SNS) 상에서는 아베 총리를 비꼬는 그림과 사진 등도 등장했다. 대가족이 줄지어 2개의 천 마스크를 함께 쓰고 있는 그림이나, '무능'이라고 쓰여진 마스크를 쓴 아베 총리의 합성 사진까지 나왔다.

'아베 마스크' 여론 뭇매에 보완책 마련...아베 리더십 '휘청'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뉴시스

사실, 이른바 '아베 마스크'는 해프닝에 가까운 일이다. 정작 심각한 건 의료 붕괴 가능성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코로나 감염 급증으로 병상이 부족할 것을 감안, 코로나 경증 환자의 경우 병원이 아닌 △자택요양 △호텔 △올림픽 선수촌 등에서 머무는 방안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다. 지금까지는 병원 입원이 원칙이다. 경증환자라고 해도 자가나 호텔에서 머물 경우 제 때에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 불안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감염 폭발 전 의료 붕괴부터 나타날 것이라며, 조속히 긴급사태를 선언해야 한다고 경고한 일본 의학계와 일본 정부 전문가집단의 경고대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도쿄도가 현재 확보한 코로나 전용 병상은 700개이나, 이 가운데 620개가 코로나 환자로 채워졌다.
병상 부족이 불보듯 뻔 한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전날, 긴급사태를 아직 선언할 상황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서 선언해야 한다면 주저없이 하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사태를 "전후 최대 국난"이라고 규정한 아베 총리, 세계적인 전염병 사태에
그의 리더십 역시 연일 시험대 위에 오르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