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4명, 20일 임기 끝나
조윤제 前 대사 기재부 추천 유력
한은 출신 서영경·장민 등도 거론
이일형 '첫 연임 위원'될지 관심
한국은행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4명이 이달 교체된다. 총 7명 중 절반 이상이 바뀐다는 점에서 구성에 따라 통화정책 기조도 움직일 수 있는 대형 이벤트다. 관전 포인트는 3가지다. 정부 측 의지를 대변할 수 있는 총재급 금통위원의 선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반적으로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한은맨'이 신임 금통위원으로 포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역대 최초 연임되는 금통위원의 등장 여부도 관심사다.
6일 한은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일형, 조동철, 고승범, 신인석 금통위원의 임기가 오는 20일 만료되면서 이번 주 내 새 금통위원 후보가 발표된다. 4월 금통위 회의가 열리는 오는 9일 이후 발표가 유력하다.
우선 기획재정부 추천이 유력하다고 알려진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전 주미대사) 선임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조 교수는 지난 2018년 이주열 총재가 연임되기 전 유력 한은 총재 후보로 거론됐다. 아울러 현 정부 출범 직후 장관급 예우를 받는 주미대사로 자리를 옮겨갔다는 점에서 차관급인 금통위원으로 선임되는 게 부자연스러운 측면도 있다. 이에 따라 조 교수가 임명될 경우 정부 측 목소리를 대변하는 '총재급 금통위원'으로 시장이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조 교수의 성향으로 봐도 공정경쟁이나 경제력 집중, 재벌기업의 담합 개선 등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현 정부와 기조적으로 일치한다.
서영경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과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선임도 관심사다. 서 원장과 장 연구위원은 각각 한은 부총재보, 한은 조사국장 출신이어서 '한은맨'으로 분류된다.
서 원장과 장 연구위원이 모두 금통위원으로 임명될 경우 금통위 내 매파 성향으로 예상되는 한은맨이 절반 이상이 된다. 금통위는 한은 총재(의장)와 부총재(당연직)를 포함한 총 7명으로 구성된다. 합의제 형태다. 따라서 한은맨들이 주도적으로 금통위를 이끌어 갈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여기에 임기가 남아 있는 임지원 금통위원도 매파 성향을 드러내고 있어 금통위의 매파 성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관측됐다. 임 위원은 지난달 16일 열린 임시 금통위 회의에서도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에 반대하며 0.25%포인트 인하라는 소수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일부에서는 이 총재가 연임 후 국제결제은행(BIS) 이사로 선임되고, 코로나19 위기에서 한·미 통화스와프를 성사시키는 등 성과가 크다는 점을 근거로 청와대에서 한은 출신 인사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도 한다. 다만 이 경우 금통위의 매파 성향이 지나치게 강화된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역대 한 번도 없었던 금통위원 연임 예상도 나오고 있다.
올 초 이 총재가 '연임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금통위원 연임설이 급부상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금융·실물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금통위의 안정적 운영 차원에서도 연임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이 총재의 발언을 통해 처음 연임이 언급된 만큼 4년 전 한은 추천으로 금통위원에 오른 이일형 금통위원의 연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김진일 고려대 교수나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등 학계 출신 인물도 후보군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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