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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잠원·방배까지…서초갑, 표심 가를 키워드는 '재건축'

반포·잠원·방배까지…서초갑, 표심 가를 키워드는 '재건축'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아파트 1단지의 모습. © News1 구윤성 기자


반포·잠원·방배까지…서초갑, 표심 가를 키워드는 '재건축'
올해 정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에서 중소형 아파트 중 최고가를 기록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전형민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 서초구갑 선거구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7일 지역을 위한 부동산 공약으로 '재건축 이슈'를 꼽았다.

반포·서초·방배권역에서만 50여 개가 넘는 필지가 안전진단부터 착공까지 재건축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서초갑은 서초구 북부, 한강변이 맞닿아있는 생활권에 속해 주거용으로 빼어난 입지 조건을 갖췄다. 이 때문에 과거 강남권 조성 당시 우후죽순으로 들어섰던 아파트들이 연한을 채우면서 재건축을 준비하고 있다.

선거구 내 대부분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사업을 진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만큼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재건축 관련 공약이 핵심으로 평가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지역에 재수에 나선 이정근 후보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이 지역에서 3선을 지낸 이혜훈 의원 대신 윤희숙 후보를 각각 공천한 상태다.

◇재건축 제1과제 '동의'…각론엔 온도차

뉴스1이 두 후보 측으로부터 받은 부동산 공약을 분석한 결과, 두 후보는 재건축 이슈가 서초갑 지역의 제1 과제라는 점에는 동의했다.

그러나 재건축 활성화 방안을 놓고서는 '현장별 맞춤형 해결책 제시'와 '적극적인 규제 완화'로 갈렸고, 공통으로 내세운 공약도 세부에서는 온도 차를 보였다.

여당 소속 이 후보는 "서초구의 재건축 문제는 속도의 문제가 아니다"며 "맞춤형 해결책이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포 1, 2, 4주구는 층수 제한 규제를 풀고 반포 3주구는 시공사 선정 과정 투명성을 강화하는 등 현장별 맞춤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더해 '지역 특화 맞춤형 경제' 담론을 구체적으로 풀어가기 위한 서초구 내 재건축, 재개발, 리모델링 단지의 권역별 특화를 약속했다.

반면 윤 후보자는 정부 정책의 실패를 언급하면서 '정부심판론'을 띄우고 있다.

윤 후보자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의 주요 원인은 폭압적 규제를 시행한 문재인 정권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재건축 정비 사업에 소극적인 정부가 규제까지 강화하면서 도심 슬럼화를 가속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윤 후보자는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주요 방안으로 Δ안전진단 방식 합리화 Δ분양가상한제 폐지 Δ용적률 규제 완화 등을 약속했다.

◇'종부세' 감면 한목소리…기준인 공시지가는 시각차

두 후보 모두 '종합부동산세'는 감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종부세의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와 관련해서는 시각차를 보였다.

서초갑 지역은 올해 정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에서 전용 84㎡가 25억7400만원으로 조사돼 지난해(19억400만원)보다 35.1% 증가하는 등 공시가격 상승으로 인한 종부세 부담이 크게 증가한 공동주택이 즐비하다.

여당 소속인 이 후보는 정부가 드라이브를 거는 공시가격의 현실화율 제고를 의식해 공시가격보다는 과세표준 기준을 낮추겠다고 했다. 반면 윤 후보는 공시가격의 (현실화율) 상승 자체를 막겠다고 공약했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두 후보 중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 후보에게 재건축 표심이 쏠려 승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 성격이 강하고 정부 규제가 집중된 재건축 시장이 먼저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한편 강남 3구 중 하나인 서초구는 갑 지역과 을 지역으로 선거구가 나뉜다.
그중에서도 서초갑은 한강변 생활권에 속하는 서초구 북부 지역으로, 반포동 잠원동, 방배동 등 대표적인 서울의 부촌으로 꼽힌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이혜훈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당선된 이후 이 의원 3회, 김회선 의원 1회 등 총 4회에 걸쳐 보수 정당이 수성해온 보수 강세 지역으로 알려졌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이정근 후보가 재수에 도전하는 반면 터줏대감이었던 이 의원은 동대문구을 지역으로 선거구를 옮기면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