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황교안·유승민, 보편지급 공방…"매표 행위" vs "빨리 지급"

유승민 의원 "악성 포퓰리즘에 부화뇌동하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 황교안 대표 "국민 50만원 지급에 필요 25조 추가 세부담 없이 조달"

황교안·유승민, 보편지급 공방…"매표 행위" vs "빨리 지급"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유승민,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7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방문을 마친 후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11.26.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같은 당의 유승민 의원이 7일 황 대표가 제안한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의 성격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유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이 경쟁적으로 채택하는 보편지급 정책을 '매표행위'에 비유하며 황 대표에 직격탄을 날렸고, 황 대표는 "국민 50만원 지급에 필요한 25조원을 추가 세부담 없이 조달할 수 있다"며 유 의원의 악성 포퓰리즘 주장을 일축했다.

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황교안 대표의 보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한 쪽은 유승민 의원. 유 의원은 이날 오전 '악성 포퓰리즘의 공범이 될 수는 없다'는 제목의 글에서 "문재인 정권의 포퓰리즘을 비난해왔던 우리 당의 대표가 4월 5일 전 국민에게 50만원씩 주자고 나왔다"며 "이런 정책을 가장 앞장서서 막아야 할 정당은 건전보수 정당"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유 의원은 아울러 "건전보수 정당을 자임하는 미래통합당이 악성 포퓰리즘에 부화뇌동하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황 대표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전날 여당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겠다고 공언한 100만원(4인 가족 기준)의 2배를 제시한 황 대표가 과연 '작은 정부, 큰 시장'을 지향하는 보수세력의 적자를 자임할 수 있느냐는 비판을 한 것이다.

유 의원은 "국가가 쓸 수 있는 돈은 세금과 국채발행으로 마련한 부채뿐이다. 이 돈은 국민의 돈"이라며 "코로나 사태와 코로나 경제공황이 얼마나 오래 갈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아무리 급해도 원칙을 세워서 한정된 재원을 사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다. 또 "달러화나 엔화, 유로화 같은 강한 화폐 발행국가가 아닌 우리나라는 재정 건전성을 생각하며 꼭 필요한 곳에 돈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특히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 등 각 당이 채택하는 '전국민 보편지급' 정책을 '매표 행위'에 비유했다. 그는 "대부분의 정당이 국가혁명배당금당을 닮아가고 있다"며 "전 국민에게 50만원을 지급하는 정책이든 전 가구에 100만원을 지급하는 정책이든 모두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돈으로 국민의 표를 매수하는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악성 포퓰리즘은 어차피 오래 갈 수가 없다"고 했다.

황 대표는 유 의원의 비판 직후 페이스북에 신속히 글을 올려 악성 포퓰리즘 비판을 일축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다시 한번 호소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이 골든 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국민 50만원(4인가구 200만원)을 하루라도 빨리 지급해야 한다"면서 보편지급의 원칙을 거듭 확인했다.

황 대표는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재원은 이미 확보된 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하면 된다"며 "국민에게 새로운 빚 지우지 말고 정부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512조 예산 중 20%만 조정하면 100조 예산을 확보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게 하면 전 국민 50만원 지급에 필요한 25조 재원을 추가적 세금부담 없이 조달할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