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도시' 뜯어고칠 적임자 누구?
'재개발 번번히 무산'..실현 가능한 공약 제시 여부 관건
8일 서울 용산구 해방촌 오거리에서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후보(용산구)가 인근 상권을 돌며 식당들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용산구는 비교적 보수세가 강한지역으로 꼽힌다. 17,18대(한나라당), 19대(새누리당) 연이어 현 미래통합당의 전신 보수계열의 정당이 승리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꿔 출마한 진영 후보(현 행안부 장관)가 내리 4번 연속 당선된 전례를 봤을 때 ‘인물’을 중시하는 선거구로 평가받기도 한다. 선거철만 되면 용산에선 ‘천지개벽, 상전벽해’라는 구호로 개발바람이 불었으나 약속된 대규모 사업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지연되면서 여전히 낙후성을 면치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정달인' 강태웅 "도시행정 전문가"
“마스크 쓰고, 같은 옷을 입고 있으니 누가 누군지 모를 수 있는데, 제가 진짜 강태웅입니다.”
8일 오전 해방촌오거리. ‘용산 토박이’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마실 나온 할머니들에게 특유의 친화력으로 넉살을 떨며 인사를 건넸다. 용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강 후보는 미로처럼 얽힌 골목 구석구석을 집 마당 누비듯 활보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사장님 인사한번 드리고 갑니다. 선거 끝나고 밥 한번 먹으러 오겠습니다. 이 집 정말 명품입니다.” 강 후보는 가게 문을 일일이 두드리며 '살갑게' 한 표를 호소했다. 코로나 사태로 유권자와의 직접 대면이 어려운 탓에 정통관료출신이지만 유권자들에게는 그저 낯선 정치 신인일 뿐이었다. 그래도 가끔 알아봐주는 이가 있어 강 후보가 더욱 더 지역의 공복(公僕)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됐다. 한 중년여성은 강 후보에게 다가와 “가난한 세입자들을 위한 주거대책을 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8일 서울 용산구 해방촌 오거리에서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후보(용산구)가 주민들에게 명함을 돌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서동일 기자
서울시 행정부시장 출신으로 ‘도시행정 전문가’인 그는 “서울시에서 30년간 도시행정을 해오면서 공무원으론 최고 영역인 차관급 부시장까지 맡았다”며 “지체된 개발·발전 등 용산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고, 해결 적임자라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 용산구 권영세 후보가 8일 오전 원효로 상호아파트 삼거리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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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
권영세 "고도제한 규제 완화"
3선의원 출신의 정치권 거물인 권영세 미래통합당 후보는 인지도나 무게감 측면에서 강 후보보다 앞선다는 평이다. 16대에서 18대까지 내리 3선을 하고 주중 대사도 역임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권 후보에게선 중진급의 여유보다 절실함이 느껴졌다. 출근길 차량을 향해 인사를 하는 권 후보의 표정에선 비장함마저 엿보였다.
권 후보는 용산구의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재개발’을 꼽았다. 그는 “용산구에는 재건축이 필요한 아파트와 구(舊) 부락이 굉장히 많다”며 “재건축 정도가 아니라 인프라 등 재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산 조망권 때문에 고도제한 규제가 유지되고 있는데, 이 상태에서는 재개발이 불가능하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도제한을 강화시키고 있는데 반드시 완화시켜 재개발, 재건축을 원활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맞상대인 민주당 강 후보가 박원순 시장의 최측근 인사라는 점을 은근히 부각시켜 낙후된 용산지역 재설계의 적임자가 자신임을 거듭 강조한 대목이다. 유권자 이모씨(72)는 “용산이 많이 발전됐다곤 하지만 아직 말 만큼은 아니다”라며 “지역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을 뽑고 싶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용산구 권영세 후보가 8일 오전 원효로 상호아파트 삼거리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박범준 기자
fnljs@fnnews.com 이진석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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