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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행정 전문가 vs. 3選 정치달인… "내가 용산 개발 적임자" [현장을 가다]

4·15 총선 국민의 선택은
서울 용산
강태웅 vs. 권영세
보수 색채 짙지만 '정당보다 인물'
도시재개발 실현 공약 '승패 좌우'
강 "낡은 주거환경 개선에 힘쓸것"
권 "고도제한 완화·인프라 재개발"

도시행정 전문가 vs. 3選 정치달인… "내가 용산 개발 적임자" [현장을 가다]
서울 용산은 미군기지 이전 등으로 높은 개발 잠재력을 비롯해 주거, 교육, 환경 등 다양한 현안이 망라된 서울의 핵심 요충지다. 이번 4·15 총선에서는 정통관료 출신과 거물급 인사의 맞대결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 인사인 '행정달인'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8일 관내 장년층 유권자들에게 명함을 건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왼쪽 사진). 3선 의원 출신의 베테랑 권영세 미래통합당 후보는 원효료 산호아파트 삼거리에서 한 유권자와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박범준 기자
도시행정 전문가 vs. 3選 정치달인… "내가 용산 개발 적임자" [현장을 가다]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용산구는 비교적 보수세가 강한지역으로 꼽힌다. 17, 18대(한나라당), 19대(새누리당) 연이어 현 미래통합당의 전신 보수계열의 정당이 승리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꿔 출마한 진영 후보(현 행안부 장관)가 내리 4번 연속 당선된 전례를 봤을 때 '인물'을 중시하는 선거구로 평가받기도 한다. 선거철만 되면 용산에선 '천지개벽, 상전벽해'라는 구호로 개발 바람이 불었으나 약속된 대규모 사업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지연되면서 여전히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인' 강태웅 "도시행정 전문가"

"마스크 쓰고, 같은 옷을 입고 있으니 누가 누군지 모를 수 있는데, 제가 진짜 강태웅입니다."

8일 오전 해방촌오거리. '용산 토박이'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마실 나온 할머니들에게 특유의 친화력으로 넉살을 떨며 인사를 건넸다. 용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강 후보는 미로처럼 얽힌 골목 구석구석을 집 마당 누비듯 활보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사장님 인사 한번 드리고 갑니다. 선거 끝나고 밥 한번 먹으러 오겠습니다. 이 집 정말 명품입니다." 강 후보는 가게 문을 일일이 두드리며 '살갑게' 한 표를 호소했다. 코로나 사태로 유권자와의 직접 대면이 어려운 탓에 정통관료출신이지만 유권자들에게는 그저 낯선 정치 신인일 뿐이었다. 그래도 가끔 알아봐 주는 이가 있어 강 후보가 더욱더 지역의 공복(公僕)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됐다. 한 중년여성은 강 후보에게 다가와 "가난한 세입자들을 위한 주거대책을 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시 행정부시장 출신으로 '도시행정 전문가'인 그는 "서울시에서 30년간 도시행정을 해오면서 공무원으론 최고 영역인 차관급 부시장까지 맡았다"며 "지체된 개발·발전 등 용산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고, 해결 적임자라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중진' 권영세 "고도제한 규제 완화"

3선 의원 출신의 정치권 거물인 권영세 미래통합당 후보는 인지도나 무게감 측면에서 강 후보보다 앞선다는 평이다. 16대에서 18대까지 내리 3선을 하고 주중 대사도 역임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권 후보에게선 중진급의 여유보다 절실함이 느껴졌다. 출근길 차량을 향해 인사를 하는 권 후보의 표정에선 비장함마저 엿보였다.

권 후보는 용산구의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재개발'을 꼽았다. 그는 "용산구에는 재건축이 필요한 아파트와 구(舊) 부락이 굉장히 많다"며 "재건축 정도가 아니라 인프라 등 재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산 조망권 때문에 고도제한 규제가 유지되고 있는데, 이 상태에서는 재개발이 불가능하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도제한을 강화시키고 있는데 반드시 완화시켜 재개발, 재건축을 원활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맞상대인 민주당 강 후보가 박원순 시장의 최측근 인사라는 점을 은근히 부각시켜 낙후된 용산지역 재설계의 적임자가 자신임을 거듭 강조한 대목이다. 유권자 이 모씨(72)는 "용산이 많이 발전됐다곤 하지만 아직 말 만큼은 아니다"라며 "지역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을 뽑고 싶다"고 말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