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보라매병원 흉부외과 문현종 교수팀이 개발한 폐암 수술용 지속적 신경모니터링 튜브 서울시보라매병원 제공
폐암은 치료 관점에서 소세포암종과 비소세포암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수술 치료는 비소세포 암에서 거의 시행됩니다. 비소세포 폐암은 소세포 폐암에 비해 비교적 성장 속도가 느리고 주변 조직으로 퍼진 후 나중에 전신으로 전이하게 됩니다. 폐암 초기에는 수술로 완치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폐암 환자의 4분의 1 이하에서만 수술을 시행하게 됩니다.
문제는 폐암 수술 후 후두신경 손상이 생겨 많은 환자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수술 후 회복이 느렸습니다.
최근 서울시보라매병원 흉부외과 문현종·성용원, 외과 채영준, 마취통증의학과 이정만 교수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흉강경 폐암 수술 중 지속적 신경모니터링을 통해 후두신경을 보존하는 기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문 교수팀은 지난 2018년 세계 최초로 지속적 신경모니터링 기법을 흉강경 폐암 수술에 도입해 폐암 수술 후 후두신경 손상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지속적 신경모니터링 기법은 흉강경 수술 과정에서 작은 전극을 통해 미세한 전류로 성대를 자극하고 이 성대 움직임을 초당 1회 실시간으로 모니터해 성대 손상을 미리 예측, 예방하는 기법입니다. 이는 갑상선 수술 등에는 시행된 적이 있었지만 흉강경 폐암 수술에 도입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흉강경 폐암 수술은 가슴을 절개하지 않고 3개의 구멍을 통해 시행하는 최소침습 폐암 수술입니다. 이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약 15~30%에서 후두신경 손상이 발생합니다.
폐암이 전이되는 경로인 림프절 절제 시 후두신경이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경이 절단되거나 신경이 확인되더라도 신경이 당겨지면서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폐암 수술 시 성대진동을 조절하는 후두신경이 손상되면 목소리가 쉬게 되어 발음이 제대로 되지 않고 일상생활에 많은 제약이 생기게 됩니다. 또 성대의 움직임이 제한되므로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는 것을 막지 못해 사레가 들려 흡인성 폐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흡인성 폐렴은 폐암 회복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쳐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으므로 후두신경의 보존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기존 수술법에서는 신경 손상을 예측하거나 예방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지속적 신경모니터링 기법을 사용하면 수술 중 신경이 당겨지면서 신경 손상이 임박했을 때 신경모니터링 시스템이 이를 미리 감지하고 알람이 울리게 되어 후두신경 손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남성 6명, 여성 4명 등 10명의 폐암 환자에 이 기법을 적용했습니다.
이들 환자에서 수술 중 후두신경이 보존됐고 수술 후 시행한 후두경 검사에서 모든 환자의 성대 기능이 정상임을 확인했습니다. 또 수술 후 폐렴 증상이 나타났거나 사망한 경우도 없었습니다.
문현종 교수는 "폐암 수술 후 환자에게 부작용과 불편을 겪게 한 후두신경 손상이 지속적 신경모니터링 기법을 통해 예방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이 기법이 널리 적용되기 시작하면 폐암 수술을 보다 더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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