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본 수도의 관문인 나리타공항이 '종이박스 합숙소'가 됐다. 나리타공항은 현재 일정 간격으로 놓여 있는 골판지로 가득하다. 이곳을 통해 귀국한 일본인들이 골판지로 만들어진 격리시설 속에서 일정 기간 머물러야 하기 때문이다.
10일 현재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이곳에서 지내는 이들이 촬영한 '골판지 격리시설' 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골판지 침대는 입국 후 수하물을 찾는 컨베이어 벨트 근처에 다닥다닥 붙어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나리타공항의 골판지 침대를 찍어 올리며 "오늘은 여기서 잠을 자야 한다"면서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만 이 시설에서 나갈 수 있다. 절차는 통상 유전자 증폭(PCR)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하루, 이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청사 내 각 부서의 사무공간도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골판지 칸막이를 설치하기도 했다. 재해가 많은 일본은 이재민 수용시설에 조립식 골판지를 자주 써왔다.
일본의 골판지 침대는 지난해에도 한 차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가 선수촌에 친환경적 소재라며 골판지로 만든 침대를 공급한다고 밝혔다가 전세계적으로 악평을 받은 바 있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은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해 내년으로 연기됐다.
한편 나리타공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여객기 운항 횟수가 급감하자 활주로 2개 중 1개를 오는 12일부터 일시 폐쇄한다. 악천후나 사고, 점검 이외의 사유로 나리타공항이 활주로를 폐쇄하는 건 공항이 처음 생긴 1978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10일 하루동안 도쿄도 189명을 포함해 일본의 39개 도도부현에서 총 639명의 감염이 새로 확인됐다. 일본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사람은 총 6184명으로 늘었습니다.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던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선자 712명을 더하면 일본의 전체 감염자 수는 6896명이 된다. 사망자는 13명이 추가돼 일본 내 감염자 120명과 유람선 승선자 12명 등 132명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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