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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톡톡] 서울 관악갑 김성식 “무소속 출마 후회 없다”


“무소속 출마, 많은 고민 끝에 결정, 후회없다"
“정당 아닌 서민의 편에서 민생 챙겨야”
"21대 국회에서 '의원 정책 네트워크' 만들고파"
"정책 만드는 모든 과정에서 흥미 느껴"
"신화 곡 가사가 좌우명, 꼭 만나고파"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로 정국이 어수선하다. 하지만 4.15 총선은 다가온다. 결국 유권자들은 후보자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파이낸셜뉴스는 딱딱한 '정치문법'에서 벗어나 후보자 개인에 초점을 맞춘 [4.15 톡톡] 인터뷰로 유권자와 후보자간 거리 좁히기를 시도했다. 후보의 취향, 정치적 소신, 왜 정치를 하려는 지 등 개인적 질문으로 후보들을 좀 더 가깝게 만나보자.
[4.15 톡톡] 서울 관악갑 김성식 “무소속 출마 후회 없다”
4.15총선에서 서울 관악갑에 출마한 무소속 김성식 후보가 시민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성식 후보 측 제공
서울 관악갑에서 3선에 도전하는 김성식 후보가 입은 선거운동 점퍼에는 당명이 없다. 흰색 바탕에 '국민편_무소속'이라는 파란색 글씨만이 적혀있다. 18·20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과 국민의당 소속으로 당선의 기쁨을 누린 김 후보지만 21대 총선에서는 당의 지원 없이 혈혈단신으로 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다.

김 후보는 깊은 고민 끝에 선택한 만큼 무소속 출마를 후회하지 않는다며 "당리당략에 얽매여 정당의 나팔수 노릇이나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편, 서민의 편에 서서 민생을 챙기는 게 옳은 길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여야 모두가 인정하는 '정책통'인 김 후보는 "정책을 만드는 모든 과정에서 흥미를 느낀다"며 "작은 고민이 해답에 이를 때 만큼 보람있는 순간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김 후보는 21대 국회에서 소속 정당과 관계없이 '국회의원 정책 네트워크'를 만들고, 정당간의 정책적 합의를 도출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 네트워크가 한국 정치를 바꾸는 정치적인 힘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미 한 번 경험이 있으니 더 잘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쫓기는게 익숙하던 민주화운동 시절부터 쌓인 '혼밥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김 후보는 간장계란밥을 즐겨먹는다고 했다.

김 후보는 젊은 세대와 소통할 때 "'나 때는 말이야' 이 말만큼은 절대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은 그룹 '신화' 멤버들을 꼽았다. 김 후보는 "신화의 ‘네버기브업(Never Give Up)’이란 곡에 나오는 '서로 한 모금 건네는 꿈'이라는 가사가 좌우명"이라고 소개했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을 모바일메신저 대화 버전으로 재구성해 보았다.

[4.15 톡톡] 서울 관악갑 김성식 “무소속 출마 후회 없다”
4.15총선에서 서울 관악갑에 출마한 무소속 김성식 후보. 사진=김성식 후보 측 제공

[기자] ‘혼밥’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김성식 후보] ‘혼밥’이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었던 젊은 시절, 저는 오히려 혼밥이 일상이었습니다. 대학 시절 자취생활을 오래 했는데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탓에 하루가 멀다 하고 쫓기는 신세여서 끼니부터 닥치는 대로 챙기기도 했어요. 갈수록 혼밥 내공이 쌓여 나중엔 김장까지 직접 했으니까요.

[기자] 그렇다면 ‘혼밥’에 주로 먹는 메뉴는요?
요새 혼밥의 메뉴는 ‘간계밥(간장계란밥)’입니다. 계란은 제가 무척 좋아해서 무조건 두 개씩 넣고요. 흰자는 익히되 노른자는 살리는 반숙의 철학도 있습니다.

[기자] 18세 이상 청소년들과 대화할 때 막히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김성식 후보] 아무래도 ‘줄임말’을 들을 때가 당혹스럽습니다. 처음에는 말 그대로 ‘별다줄(별걸 다 줄이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생각을 고친 건 젊은이들의 소통 방식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걸 알면서부터입니다. 지금 젊은이들은 직관적이고 편리하며 빠른 것을 추구하는 듯해요. 변화는 늘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격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나 때는 말이야” 이 말만큼은 절대 하지 말자고 다짐했죠.

[4.15 톡톡] 서울 관악갑 김성식 “무소속 출마 후회 없다”
김성식 무소속 후보와의 모바일메신저 대화 재구성
[기자] 무소속 출마, '솔직히 이건 힘들다 vs. 자유롭고 좋다' 어느 쪽에 가까우신가요?
[김성식 후보] 솔직히 쉽지 않습니다. 거대 양당 구조를 깨겠다는 일념 하나로 여기까지 왔지만, 무소속 출마를 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당을 떠난다는 것은, 그동안 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누릴 수 있었던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니까요. 깊게 고민했지만 결국 무소속을 선택했고, 후회는 없습니다. 제 스스로가 어떤 질문을 동원해도 험난할지언정 옳은 길을 가는 게 마땅하다는 답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당리당략에 얽매여 정당의 나팔수 노릇이나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편, 서민의 편에 서서 민생을 챙기는 게 옳은 길 아닙니까.

[기자] 국회의원 하면 돈이 많이 들고 가족과 보낼 시간도 줄어듭니다. 힘든 것만 많은 의원직을 왜 하려 하시나요? 장관직도 거절하셨다면서요.
[김성식 후보] 저는 정책을 만드는 모든 과정에서 흥미를 느낍니다. ‘이건 이렇게 풀어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작은 고민이 마침내‘이렇게 풀면 되겠구나’하는 해답에 이를 때, 그것만큼 보람 있는 순간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기자] 정치를 시작하고 얻은 것과 잃은 것을 하나씩 꼽는다면요?
[김성식 후보]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무겁게 다가오는 게 있습니다. ‘책임감’입니다. 로마인 이야기를 쓴 시오노 나나미는“선의로 시작된 일이 반드시 선한 결과만 낳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저는 정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특히 정치는 선거를 염두에 둬야하기 때문에 자칫 인기 영합주의나 팬덤정치로 빠질 가능성이 커요. 그래서 정치인은 의도뿐만 아니라 과정과 결과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다행히 제게는 이 가치가 무엇보다도 소중해서 아직 내려놓을 생각은 없습니다.

재산을 불리지 못해서 집 한 채 없는 게 잃었다면 잃은 것이죠. 저는 지금도 반전세에 살거든요. 가족에게 경제적인 풍족함을 주지 못해서 늘 미안합니다.

[4.15 톡톡] 서울 관악갑 김성식 “무소속 출마 후회 없다”
김성식 무소속 후보와의 모바일메신저 대화 재구성

[기자] 당선 뒤 휴식시간으로 딱 하루가 주어진다면 혼자서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김성식 후보] 바둑을 두고 싶습니다. 다른 생각을 잊고 오로지 바둑판 위의 광경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땐 학교 공부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바둑에 푹 빠지기도 했습니다. 바둑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제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2011년도 당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 이른바 ‘셧다운제’를 반대한 것은 게임이 현대인에게 해로운 시간 낭비가 아니라 게임 자체를 넘어선 생활임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자] 내가 20대 국회에서 '이것만은 정말 잘했다' 꼽고 싶으신 게 무엇인가요?
[김성식 후보] 여야정이 함께하는 회의체인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를 먼저 3당에 제안하고, 운영과 구성을 주도한 것입니다.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는 정치가 진영논리를 벗어나 성과도 책임도 공유하여 일을 풀어나갈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가 계속 유지됐더라면 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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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식 무소속 후보와의 모바일메신저 대화 재구성
[기자] 21대 국회에서 후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김성식 후보] 소속 정당과 관계없이 합리적인 의원들과 '국회의원 정책 네트워크'를 만들고, 정당 간의 정책적 합의를 도출하는 ‘문제해결의 정치’를 주도하고 싶습니다. 제 대표 공약 중 하나예요. 제가 무소속으로 관악갑에서 3선을 한다면, 이 네트워크가 한국 정치를 바꾸는 정치적인 힘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이미 한 번 경험이 있으니 더 잘할 자신이 있어요.

[기자] 평소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김성식 후보] 저는 섬 여행을 좋아합니다. 혼자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건강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저는 생각이 많거나 너무 많은 생각에 시달린 후에는 꼭 섬과 산을 돌아다닙니다. 제가 정치할 수 있는 역량이 남아 있는지, 남아 있다면 그 역량을 무엇에 쓸지 등을 자문합니다. 지금처럼 훌쩍 떠날 수 없는 상황일 땐 유세 활동을 체력 단련의 일환으로 여기면서 더 많이 움직이려고 노력해요. 너무 많이 움직인 나머지 체력이 방전되면 곧바로 숨쉬기 운동으로 이어진다는 부작용이 있지만요.

[기자] 정치인을 제외한 롤모델이나 가장 만나보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요?
[김성식 후보] 그룹 ‘신화’를 만나보고 싶습니다.
제 사무실 한켠에 '서로 한 모금 건네는 꿈'이라는 글귀가 담긴 타이포그래피가 있습니다. 신화의 ‘네버기브업(Never Give Up)’이란 곡의 가사 중 하나인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가사이자 좌우명입니다. 꼭 그들을 만나 가사 그대로 ‘서로가 꿈을 나눌 수 있는 세상’이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21년째 팀워크를 유지하는 비법도 전수 받고 싶고요. 제가 신화를 만나면, 저보다 딸이 더 흥분하지 않을까 싶긴 해요. 딸이 ‘신화창조’여서 저도 그 영향을 적잖이 받았거든요.

[4.15 톡톡] 서울 관악갑 김성식 “무소속 출마 후회 없다”
김성식 무소속 후보와의 모바일메신저 대화 재구성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