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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층 확보 총력전…"'샤이보수' 결집 vs 판세 못바꿔"

20% 안팎 무당층 표심 향배 최대 관심사
민주당 '거대여당 견제', 통합당 '막말' 변수
높은 사전투표율이 '샤이보수' 결집 신호라는 분석도
무당층 비율 감소세에 판세 뒤집기 어렵다는 반론 나와

무당층 확보 총력전…"'샤이보수' 결집 vs 판세 못바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3일 충북 괴산 장날을 맞아 동남4군(보은·옥천·영동·괴산)에 출마한 곽상언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무당층 확보 총력전…"'샤이보수' 결집 vs 판세 못바꿔"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3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성안길에서 청주권 후보들과 함께 합동 유세를 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무당층(부동층)이 선거 결과를 좌우한다"
특정 정당 또는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무당층은 정당 충성도가 높은 고정층과 달리 투표 직전까지 결정을 시시각각 바꾼다. '숨은 표'가 많을수록 선거판세를 짐작하기 어려운 이유다. 전국에 오차범위의 초박빙 지역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여야로선 표심을 흔드는 악재를 최대한 줄여 무당층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떠앉은 셈이다. 현재 무당층 비율은 20%대 안팎이다.

투표를 이틀 앞둔 13일 앞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우세했던 여당에게 일단 무게추가 기운다. 더욱이 미래통합당은 '막말 논란'이라는 대형악재에 발목을 잡혔다. 다만, 여권 내 '범진보 180석' 낙관론이 나온 것이 변수로 꼽힌다. '거대여당 견제'를 위해 무당층이 균형추 역할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야권은 여론조사에서 지지층을 밝히지 않다 보수진영에 표를 던지는 '샤이(Shy)보수'의 막판 결집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예상외 높은 투표율이 여론조사와 다른 의외의 결과를 만들 것이란 관측과 함께 무당층 비율의 감소세로 여당에 유리한 판세가 바뀌긴 어려울 것이란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거 선거 결과를 보면 선거 막바지 '숨은 표'의 등장으로 여론조사를 뒤집는 사례는 종종 있었다.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오세훈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의 서울 종로 대결이다.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17.3%포인트(코리아리서치·2016년 3월 20~23일 조사)나 벌어졌다. 누가봐도 오 후보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 후보가 12.9%포인트 차이로 넉넉한 승리를 거뒀다.

21대 총선에선 상당수 여론조사가 민주당의 압승을 점치고 있는 가운데 기록적인 투표율이 선거판세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0~11일 실시된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치인 26.69%를 기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미국 등에 비해 우리나라의 여론조사 응답률은 낮은 편이다. 주로 '정치적 활동성'이 강한 사람들이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경향이 높다.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는 '침묵하는 유권자'들도 많다"며 "'침묵하는 유권자'들의 투표로 높아진 투표율로 정치적 활동성이 강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희석될 수 있다. 즉,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가 속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에 우세한 여론조사 결과에 위기감을 느낀 '샤이보수'의 결집으로 투표율이 상승했다는 분석도 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첵센터 소장은 "높은 사전투표율이 단순히 '코로나 사태'를 우려한 유권자들이 분산투표한 것으로만 보긴 어렵다"며 "민주당이 '180석'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보수층이 대거 투표장에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무당층 비율이 줄어든 만큼 여당에 우세한 현재 선거판세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3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3월 31일∼4월 2일·전국 유권자 1002명 대상)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한 무당층은 22%로 나타났는데, 2월 넷째주(33%)와 비교할 때 10%포인트가 줄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의 높은 투표율, 젊은 연령대의 낮은 투표율 편차가 '샤이보수'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현재 이 편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변수로 작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