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대비 높은 금리로 발행
ELS 마진콜·해외 IB 거래 등서
어려움 겪는 證에 유동성 지원 목적
[파이낸셜뉴스] 최근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극히 이례적으로 55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지주 계열사인 증권사가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 및 해외 투자은행(IB) 거래 등에서 난항을 겪음에 따라 금융지주가 직접 관련 단기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CP를 각각 4200억원, 1300억원 발행했다. 신한금융은 3월 24일 3700억원을 발행한 후 다음날 500억원을 추가 발행했다. 하나금융은 3월 19일 1000억원을 발행한 후 24일 300억원을 추가 발행했다. 만기는 3개월, 6개월, 9개월 등이다. CP 금리도 높아졌다. 특히 신한금융의 경우 기존 1%대였던 금리가 현재 3% 이상으로 상승했다.
증권사가 아닌 금융지주가 CP를 발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2월 1000억원의 CP를 발행한 이후 1년 2개월만에 발행했고, 하나금융은 재작년 9월 이후 1년 7개월만에 발행했다. KB금융 등은 발행 이력이 거의 없었다.
이는 코로나발 마진콜로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들에 급히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마진콜은 선물계약의 예치증거금이나 투자원금 손실 우려 시점에 추가 증거금을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코로나 사태 확산으로 증권사가 발행한 ELS의 주요 기초자산인 해외주가지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대량의 마진콜이 발생했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 모두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ELS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증권사들이 자금 조달에 적극 나섰지만 투자자들이 유동성 위기 등을 우려해 호의적으로 나오지 않음에 따라 신용등급이 보다 높은 금융지주가 직접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전 세계적인 코로나 확산에 따른 시장 냉각으로 증권사들의 해외 IB 관련 거래 등이 여의치 않게 된 점도 금융지주 CP 발행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라는 돌발 변수로 인해 이례적으로 금융지주의 단기자금 조달 유인이 커졌다"며 "다만 높은 CP 금리로 발행한 것은 자금조달 시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