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포스트 코로나' 대비
민생·경제 살리기 속도낼 듯
文대통령 레임덕 우려 가라앉아
복지강화·혁신성장에도 힘실려
21대 국회의원선거인 4·15 총선 이후 정부와 집권 여당의 정책 중심은 경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4일 올해 세계 경제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한국 또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경제분야 현안이 그만큼 많고 시급하다는 의미다.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대기업 구조조정 등은 발등의 불이 됐다. 이에 따른 실업대란도 예고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집권 여당이 사실상 승리하면서 정부와 여당은 문재인정부 출범 때 내세웠던 경제정책 기반을 한층 다지면서 추가적인 정책을 선별해 추진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야권인 미래통합당이 전면 수정을 요구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그 기조가 유지되는 것은 물론 집권 후반기 경제정책 드라이브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경제·민생 정책도 차질없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집권 말 지도력 공백)' 우려 역시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당장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등 코로나19 대응 경제·민생 정책을 추진한다. 총선 직후인 16일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현재 여야는 긴급재난지원금 등 전례없는 경제 지원책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지급 대상과 규모, 재원 마련 방안 등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하지만 총선 승리로 추경의 신속한 처리가 가능해졌다.
소득주도성장을 기반으로 한 노동, 일자리, 부동산 등 주요 경제정책 기조 역시 큰 틀의 변화 없이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코로나19에 대비한 확장적 재정정책이나 내년 예산안 심사과정에서도 동력을 얻을 수 있게 됐다.
기초연금, 근로장려금(EITC) 등 복지 확대 속도도 더 빨라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복지 사각지대 지원요인이 증대되면서 정책추진동력이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소득 하위 70% 노인(65세 이상)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이 있다. 내년 모든 기초연금 대상자의 연금을 30만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2018년 기초연금액을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일괄인상하고, 지난해 소득 하위 20% 30만원 상향, 올해 소득 하위 20~40% 30만원 상향에 이어 4년 연속 인상이다.
문재인정부의 주요 경제정책 중 하나인 혁신성장은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도 지난해 말 내놓은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서 4대 정책방향 중 하나로 혁신동력 강화를 내세운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공약집에도 혁신성장은 10대 정책과제 중 첫 순위로 제시됐다. '제조업 혁신성장 및 경쟁력 강화 특별법' 제정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을 융합해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내용이다. 경제정책방향에도 'AI 국가전략' 등의 형태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다만 실업대란이 예고되면서 대기업 규제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약집에서 '정리해고 요건 강화'와 '명예퇴직 시 근로자대표 동의 법제화' 추진 등을 약속했다. 올해 주요 정책방향으로 예고됐던 경제체질 개선은 더뎌질 것으로 예상된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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