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여야 잠룡들
당내 입지 확실히 다진 이낙연
10년만에 재기 성공한 이광재
낙동강 전선 지켜낸 김두관
무소속으로 승리 거둔 홍준표
통합당 입당 의사 거듭 밝혀
황교안·나경원·오세훈은
정치적 재기 상당 시간 걸릴듯
21대 총선 이후 오는 2022년 대권을 노리는 여야 잠룡군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다.
대선 직전에 치러진 4·15 총선인 만큼 '대선 예선전'의 성격을 띠고 있어 앞으로 남은 2년간 '원내'냐 '원외'냐에 따라 향후 당내 입지 강화 여부가 크게 차이나기 때문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21대 총선 당선자들은 차기 잠룡으로서 확실한 입지를 다져 몸값을 끌어올린 반면 낙선자들은 세력 확장, 의정활동, 입지·위상 면에서 활동폭이 자유롭게 보장된 당선자 그룹에 비해 정치적 활동반경이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역대 대통령을 배출한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꺾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총선 승리로 인해 그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키게 됐다. 이미 많은 여론조사에서 유력한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이 후보가 총선 승리를 통해 대권역으로 가는 '급행열차'를 타게 됐다는 분석이다.
또 경기, 충청 등 전국을 순회하며 이번에 당선된 후보들의 선거조력자 역할을 충실히 한 만큼 이번 총선을 토대로 '이낙연계'에 준하는 많은 당내 '정치적 우군'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당내 세력 확장은 결국 대권경쟁을 위한 경선에서 국민여론조사와 함께 전체 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대의원 확보와도 직결되는 부분이어서 총선 압승은 이 후보에게 그동안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당내 세력확장의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인 이광재 민주당 후보도 강원 원주갑에서 당선돼 10년 만에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 여권 잠룡군에 합류했다. 강원도지사를 지낸 이 후보는 박정하 통합당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이겨 생환했다.
PK(부산·경남) 험지에서 생환한 '돌아온 지역맹주'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여권 내 대선가도에 경쟁자로 승선했다.
야권에선 통합당에서 공천 배제됐다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당히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거물인사인 홍준표(대구수성을)·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후보가 화려하게 복귀해 대선주자 반열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홍 후보는 연일 통합당 입당 의사를 밝히면서 총선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는 통합당의 내분을 봉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반면 여야 중진급 인사들이 대거 낙선의 고배를 마시면서 잠룡군에서 멀어지는 쓴맛을 보고 있다.
'정권 심판·견제론'을 외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결국 이낙연 고개를 넘지 못하고 치명타를 맞은 황교안 대표는 당의 참패를 확인한 순간 대표직을 사퇴했다. 종로 선거구의 상징성을 감안할 때 황 대표가 재기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각각 고민정(서울광진을), 이수진(서울동작을) 민주당 후보라는 '정치신인'에게 패한 통합당 오세훈, 나경원 후보도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오 후보는 1년 전부터 서울 광진을에 터를 잡고 지역구 관리를 해왔지만, '유명 신인' 고 후보를 상대로 낙선의 쓴맛을 보고 말았다. 오 후보에게 이번 총선은 과거 무상급식 사태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정치적 재기의 기회이자 대권 후보로서 존재감을 어필하는 무대였지만 결국 낙마했다.
나 후보도 판사 후배인 이 후보에게 7%포인트 넘는 수치로 패하며 5선 도전이 좌절돼 당분간 엄혹한 시련의 시기를 보내게 됐다.
여권에선 민주당의 험지인 대구 수성갑에 세 번째 출마한 김부겸 후보가 '보수 철옹성'을 깨지 못하고 낙선했다. 경쟁자였던 주호영 통합당 후보가 60.8%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김 후보는 한동안 정치적 휴지기를 보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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