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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한국 추월'…아베의 고집이 '日 코로나 대란' 자초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8일 현재 1만800명을 넘어서며 한국의 확진자 수를 추월했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중 확진자를 제외하더라도 '국내 감염자'만 1만명이 넘는다.

그동안 일본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막을 앞두고 환자 수를 줄이기 위해 '소극적 검사'를 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에 따라 내년으로 미뤄졌고, 일본의 확진자 역시 마치 기다렸다는 듯 폭증하고 있다.

◇'국내 감염자만 1만명'…日 확진자 처음으로 한국 추월

NHK는 수도 도쿄도에서 이날 하루 동안 코로나19 확진자 181명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도쿄도의 누적 확진자는 일본 3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2975명으로 늘었다.

일본 전역을 기준으론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712명)를 포함해 이날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가 1만810명, 사망자는 221명으로 집계됐다.

크루즈선 탑승자를 제외하더라도 국내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반면 한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날 18명 늘어난 1만653명에 머물렀다. 한국은 신규 확진자가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일본은 수백명씩 확진자가 나온다는 점에도 차이가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 기준으로 일본의 누적 확진자 규모는 이제 한국을 제치고 세계 23위다.

일본 확진자 수가 한국을 넘어선 것은 지난 1월16일 가나가와(神奈川)현 거주 30대 중국인 남성이 처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래 꼬박 3개월 만이다.

◇코로나19 통계에서 크루즈선 제외해 온 日

일본 정부는 그동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크루즈선 탑승자들은 '일본에 오기 전에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이유로 코로나19 발병에 관한 자국 공식 통계에서 제외해왔다.

그러나 Δ코로나19 유행 초기 바이러스 발원지 중국 후베이(湖北)성에서 일본 정부 전세기로 입국한 일본인과 그 가족, 그리고 Δ공항 검역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입국자의 경우 크루즈선 탑승자들처럼 '해외'에서 감염된 경우인데도 일본의 코로나19 관련 공식 통계에 반영되고 있어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일본 정부가 이처럼 크루즈선 탑승자를 자국의 코로나19 통계에서 뺀 건 당초 올 7월로 예정돼 있던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국내 환자 수를 가급적 적게 보이게 만들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란 견해가 많다.


◇日전문가 "40만명 감염될 수도"…확진자 연일 폭증


일본에선 지난달 24일 '도쿄올림픽 1년 연기'가 결정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기 시작했다.

특히 수도 도쿄도 등 7개 도부현(都附縣·광역자치단체)에 코로나19 관련 '긴급사태'(비상사태)가 발령된 이달 8일엔 일본 전역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00명을 넘어섰고 11일엔 사상 최다인 719명까지 치솟았다.


일본의 이 같은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 추이를 놓고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들로부턴 "그동안 도쿄올림픽 개최 문제를 의식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소극적으로 실시해왔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16일 도쿄도 등 7개 지역에 발령했던 긴급사태 선언을 전국으로 확대했지만 뒤늦은 조치란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일본 후생노동성에 설치된 '코로나19 클러스터(집단감염) 대책반'에서 활동하고 있는 니시우라 히로시 홋카이도대 교수는 "코로나19 방지 대책을 전혀 시행하지 않을 경우 두달 뒤 정점을 맞게 된다"며 "이럴 경우 일본에서 85만명의 중증 환자가 발생해 이 가운데 절반인 40만명 이상이 사망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