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인 김예지 당선인
정의당, 민주당 이석현 의원도 촉구
진중권, 정의당에 “내가 준 표값 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선거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11번 김예지 후보의 안내견 '조이'가 함께하고 있다. 2020.04.01.kkssmm99@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4.15총선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 당선인은 18일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눈이자, 동반 생명체 역할을 하는 존재이지 해가 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총선 전에도 미래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서 자신의 안내견인 ‘조이’와 함께 활발히 활동해왔다.
김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내견은 국회법에 명기된 ‘해가 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이 아니다”라며 “안내견의 국회 본회의장 입장이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장애물 없는 환경)’는 단순히 관련 설비를 시공하는 것에 그치면 안 된다”며 “배리어 프리는 배려가 아닌 의무라는 인식 전환을 국회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당선인은 또 “국회사무처는 어떤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는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담당 부서로부터 ‘조이 출입은 당연하고, 어떻게 더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국회사무처는 김 당선인의 보행을 돕는 안내견 ‘조이'’의 국회 본회의장 출입 허용 여부를 두고 검토 중이다.
현행 국회법에 본회의장이나 상임위 회의장에 동물 출입을 금지하는 조항은 없지만, 국회법 제148조에는 ‘의원은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회의장에 회의 진행에 방해가 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을 반입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그간 국회는 관례적으로 안내견의 출입을 막아왔다. 2004년 17대 국회에 입성한 첫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인 정화원 전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에서 안내견 동반을 시도했다가 무산됐다.
안내견 국회 출입 논란에 일부 당과 의원은 김 당선인의 의견에 동의하는 입장을 내고 국회의 결단을 촉구했다.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회사무처는 김예지 당선인 안내견의 국회 본회의장 출입을 보장하고,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이 비장애인 의원과 동등한 권한을 행사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정화원 전 의원의 경우 안내견과 본회의장에 입장하려 했으나 국회 측의 부정적인 반응으로 인해 안내견이 아닌 보좌진의 안내를 받아 출입할 수밖에 없었다”며 “앞으로 장애인을 비롯한 소수자들이 더 많이 국회에 입성해 다양한 국민을 대변할 수 있도록, 국회는 어떠한 정체성과 조건을 가진 사람이든 누구나 문턱과 장벽 없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정의당의 논평을 보도한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개하며 “잘했음. 이것만으로도 내가 준 표 값은 했다”고 거들었다.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시각장애인인 미래한국당 김예지 당선인의 안내견을 두고 국회가 고민할 일 아니다”라며 “국회는 성스러운 곳도 속된 곳도 아니고 그냥 다수가 모인 곳일 뿐! 당연히 출입을 허용해야한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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