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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 경력단절 아닌 미래 설계하는 디딤돌로 만들겠다" [모종화 병무청장에게 듣는다]

입영 전 적성·특기 등 고려해 병역진로설계
전역 후 안정적 사회진출 위한 '지원군' 자처
올해 병무청 창설 50주년
기본에 충실한 조직이 강한 조직
공정하고 투명한 병역행정 이끌 것

병무청이 진화(進化)하고 있다. 기존 국방의무를 수행할 자원을 선발,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완전한 사회인으로 육성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병역을 국방의무라는 이름 아래 '아깝게 보내는 청춘의 쓴 과정'이 아닌, 취업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연계하는 '필요.충분조건'으로 인식되게끔 하고 있다. 취임 100일 넘긴 모종화 병무청장의 초심도 병역과 취업을 연계하고 완전한 사회인으로 육성하는 과정에서 병무청의 선순환적 기여도를 높이는 데 있다. 말 그대로 군대생활을 '무의미한 의무방어'과정이 아닌, 적성 설계와 자기계발을 통해 사회 진출하는 데 '지원군'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모 청장은 20일 서울지방병무청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병역이행이 경력단절이 아닌, 미래를 설계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병역의무자에게 서비스 제공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모 청장과의 일문일답.

"군 복무, 경력단절 아닌 미래 설계하는 디딤돌로 만들겠다" [모종화 병무청장에게 듣는다]
■약력 △63세 △육사 36기 △목포고 △국방대 석사(국방관리학) △용인대 박사(경영학) △제31보병사단장 △합동군사대 초대총장 △제1군단장 △육군 인사사령관 △육사·서영대·한국뉴욕주립대 교수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 부회장 △병무청장(현). 사진=박범준 기자
―취임 100일이 지났는데 소감은.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다는 말을 체감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코로나19 대응에 기관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특히 젊은이들에게 병역생활이 취업 등 사회로 진출하는 또 하나의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해주고 다양한 실질적 지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가 병무청 창설 50주년 되는 해인데, 흔들림 없는 안보의 한 축으로 역할을 다하면서 새로운 변화와 혁신의 길을 선도해 나가려고 한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과 병무행정이 어떻게 접목되나.

▲현 정부의 핵심 현안 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과 포용 정책인데, 우수 병력자원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지만 일자리 창출과 병무행정의 연계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청년 취업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우선 '입영 전 병역진로설계' 사업은 병무청의 전문상담관이 병역의무자를 대상으로 입영 전에 개인의 적성뿐 아니라 전공과 군 특기를 연계해 군 복무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설계해줘 군 복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하고, 자기계발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적성에 맞는 분야에서 군 복무하게 함으로써 학업이나 경력단절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사회진출을 지원하는 과정이다. 특히 올해는 찾아가는 병역진로 설계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고, 상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센터를 서울지방병무청에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군 복무, 경력단절 아닌 미래 설계하는 디딤돌로 만들겠다" [모종화 병무청장에게 듣는다]
6일 모종화 병무청장이 전북 임실 35사단을 방문해 입영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병무청

―취업맞춤특기병 제도와의 연계는.

▲병역진로 설계를 통해 군 복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해소와 자기계발을 위한 정보 제공을 했다면, 그 다음 단계가 바로 '취업맞춤특기병' 제도라 할 수 있다. 자격이나 면허가 없어 취업에 취약한 병역의무자들에게 입영 전에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는 기술훈련을 받게 하고, 군 복무를 마치면 중소벤처기업부 등과 협업해 취업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현재까지 전역자 2700여명 중에서 1500여명이 취업에 성공했으며 올해에는 모집인원을 3200명까지 확대하고 관련부처와 협업해 전역자 취업을 내실 있게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병무청 창설 50주년을 맞아 특별히 준비하는 게 있다면.

▲병무청은 3대가 현역복무 등을 마친 가문을 '병역명문가'로 매년 선정하고 있다. 올해가 봉오동, 청산리 전투 승전 100주년과 한국광복군 창설 80주년이기도 해 독립유공자를 병역명문가 선정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창설기념일인 8월 20일을 전후해 '국민과 함께 생각해보는 병무행정' 기념행사를 추진하려고 한다. 전문가들과 함께 미래 병무행정을 그려보는 '병역정책포럼'과 병무청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병무역사 특별전시'도 준비 중이다. '병무행정 50년사'도 발간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강한 조직은 '기본에 충실한 조직'이라고 본다. 체계적인 교육으로 직원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공정하고 투명한 병역의무와 성실하게 병역을 이행한 사람들이 존중받는 문화를 확산시키겠다. 앞으로도 병무청장으로서 혁신적인 비전을 갖고 국민을 위한 행복한 변화, 국민들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병무행정을 만들어 가겠다.

―코로나19 사태 어떻게 대응했는지.

▲'주의' 단계부터 대응팀을 운영했고 '심각' 단계가 발령되자 병무청장을 본부장으로 위기대응본부를 구성해 대응했다. 젊은이들이 대규모로 유입되는 만큼 특정지역은 특별히 조심해야 했다. 병역판정 전담의사들은 서울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에 지원했다. 대부분이 이번에 복무를 마치는 사람들이었는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줘 너무 고맙다. 코로나19 지원은 긴장을 풀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우리의 힘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지 달려가겠다.

―병역판정검사의 신뢰도 수준은.

▲병역판정은 국민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첫째, 장비가 좋아야 하는데 MRI, CT 등 일반 병원 수준의 장비가 갖춰져 있고 올해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둘째는 판정하는 의사의 수준이다. 병무청에는 판정검사만 전담하는 의사만 150명이다. 이 인원들은 진료 없이 병역 판정만 한다. 마지막으로 판정한 것은 혼자 결정하지 않고 시스템적으로 이뤄져 마지막에 종합한다.
사적인 의견이 개입될 수 없다. 병역판정검사를 가지고 잡음이 나올 수가 없는 구조다. 한 점의 의심이 없도록 철두철미하게 할 것이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