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판 톈마오 CEO, 자사 플랫폼 인기 쇼핑 호스트와 불륜 의혹
- 알리바바 "정식으로 팀을 꾸려 조사"
장판 톈마오 최고경영자(CEO)/ 바이두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의 유력 차기 후계자 장판 톈마오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불륜 의혹에 대한 내부 조사를 받게 됐다.
22일 신랑재경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최고인사책임자(CPO) 둥원훙은 지난 18일 내부망에 “관련 소문에 관해 회사 측은 정식으로 팀을 꾸려 조사에 나설 것”이라는 글을 올려 조사를 공식화했다.
1985년생으로 올해 35세인 장판 CEO는 창업자 마윈과 장융 현 회장에 이어 알리바바의 미래를 이끌어갈 유력한 후계자 그룹에 속한 인물이다. 하지만 인터넷 스타인 장다이와 부적절한 관계 의혹에 휩싸였다.
사건은 장판CEO가 지난 18일 알리바바 내부망에 공개 사과문을 게재하면서 일파만파 확대됐다. 그는 “가족이 웨이보에 올린 글과 일부 사실과 다른 인터넷 소문으로 회사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쳐 깊이 사과한다”며 “회사가 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도록 간청한다”고 밝혔다.
장판CEO가 말한 가족은 그의 아내다. 아내는 이보다 하루 전인 지난 17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장다이를 향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경고다. 다시 한 번 내 남편을 건드렸다가는 가만히 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델 출신 장다이는 알리바바의 쇼핑 플랫폼에서 생방송 쇼핑 방송을 진행해 큰 성공을 거둔 쇼핑 호스트다. 그의 웨이보 팔로워만 1100만명이 넘는다.
장다이 쇼핑 호스트/ 바이두 캡쳐
장다이는 “단지 한바탕 오해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알리바바가 자체 조사에 나서기로 하면서 사실 여부의 윤각이 들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 매체들은 알리바바의 조사 초점이 장판CEO의 개인 문제보다는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장다이 측에 부당하게 이익을 줬는지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명 왕훙(중국의 인터넷 유명인)이던 장다이는 알리바바의 쇼핑 플랫폼에서 거액의 판매 실적을 올리는 인기 쇼핑 호스트로 급성장했다. 장다이의 유명세 덕분에 그가 속한 기획사 루한은 작년 4월 나스닥에 상장까지 했다. 장다이 자신도 이 회사 지분 13.5%를 가진 대주주다.
하지만 알리바바 측이 장다이의 소속사인 루한에 7.4% 지분을 투자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중국에선 장다이 때문에 루한을 밀어준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조사 과정에서 장판CEO가 장다이 측에 부당 이익을 준 것으로 확인된다면 그 대가로 무엇을 받았는지 여부나 그 배경에 대해서도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반대의 경우는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상하이의 푸단대학 컴퓨터과를 졸업한 장판CEO는 잠시 구글 중국 법인에서 일하다가 모바일 개발자 서비스 플랫폼인 유멍을 창립했다. 2013년 알리바바가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합류했고 이후 마윈 등 수뇌부의 눈에 들어 초고속 승진을 했다.
32세이던 2017년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 사업을 총괄하는 총재로 맡았다. 작년에는 타오바오와 티몰 등 알리바바의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부분을 책임지는 톈마오 법인의 최고경영자·법인대표까지 역임했다.
둥원훙 CPO는 “장판이 가정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회사 명예에 큰 영향을 끼쳤으므로 깊이 반성하고 마땅히 모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공개 비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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