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머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부산】
오거돈 부산시장이 여직원 면담 과정에서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취임 1년 9개월 만에 자진사퇴했다.
23일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350만 시민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이루지 못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송구함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한 사람에 대한 책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신 앞으로 불거진 성추행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였다 이것은 해서는 안 될 강제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경중에 관계없이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라며 “이러한 잘못을 안고 위대한 시민 여러분께 맡겨주신 시장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시장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시장 집무실에서 한 여성 공무원과 면담하다가 해당 여성의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진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은 부산성폭력상담소를 찾아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렸고, 오 시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오 시장은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분들에게 사죄드리고 남은 삶을 살 동안 참회하는 삶을 살아가겠다”라며 “아울러 시민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린 과오를 짚어지고 살아가겠다”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말미 그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는 “3전 4기(울먹)의 과정을 거치면서 시장이 된 이후에 사랑하는 부산을 위해서 참 잘해내고 싶었다. 하지만 그토록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어 너무나 죄송스럽게 생각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사퇴가) 유일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산을 너무너무 사랑했던 한 사람으로 기억해 달라. 시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지난 2018년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처음으로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재임 기간 김해신공항 확장안 국무총리실 재검증, 부산항 북항 재개발, 부산대개조, 경부선 지하화, 버스중앙차로(BRT) 등 주요 현안 사업을 이끌어 왔다.
오 시장이 사퇴함에 따라 부산시정은 변성완 행정부시장이 시장 권한대행으로 이끌게 됐다. 오 시장 취임과 함께 시청에 입성한 정무 라인도 일괄 사퇴할 예정이다.
공백이 된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내년 4월 7일 치러진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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