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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마케팅비 축소에도 캐릭터 카드로 '승부수'

마케팅비 축소로 혜택 차별화 어려워
비싼 비용에도 2030 고객잡기 발행

[파이낸셜뉴스] 고객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캐릭터를 담은 ‘캐릭터 체크카드’를 앞세운 카드사들이 흥행몰이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정부의 마케팅비 축소 압박으로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기 어려워진 카드사들이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인기 캐릭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NH농협카드는 카카오프렌즈의 인기 캐릭터 ‘어피치’를 카드 디자인에 담은 ‘어피치 스윗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지난해 11월 카카오프렌즈의 또다른 인기 캐릭터인 ‘라이언’을 활용해 ‘라이언 치즈 체크카드’를 선보인지 5개월 만이다. 라이언 치즈 체크카드는 3개월 만에 37만장 이상 팔렸다. 통상 체크카드의 경우 월 2만5000장, 연간 30만장 이상 판매되면 ‘대박’ 상품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흥행에 성공한 셈이다.

인기 캐릭터 카드의 인기몰이는 이미 공식이 됐다.

지난 2월 출시된 KB국민카드의 ‘KB국민 펭수 노리체크카드’는 출시한 지 하루만에 4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2주 만에 16만장 이상이 팔릴 정도로 고객으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신용카드 비교검색사이트 ‘카드 고릴라’가 이달 발표한 올해 1·4분기 인기 체크카드 탑(TOP) 10에 따르면 상위 4개 카드 중 3개가 캐릭터 카드였다.

이 중 우리카드의 '카드의정석 쿠키체크'가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NH농협카드의 '라이언 치즈 체크', 3위는 신한카드 ‘딥 드림 체크카드 기본형’, 4위는 국민카드 '펭수 노리체크카드'가 올랐다. 해당 순위는 올해 1·4분기 동안 카드고릴라 웹사이트에서 집계된 각 신용카드 상품 조회수와 신청 전환수를 분석해 매겨졌다.

하지만 캐릭터 카드가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높은 브랜드 사용료가 단점으로 꼽힌다.

인기 있는 캐릭터일수록 사용료도 비싸기 때문이다.
캐릭터 사용료는 기간별로 책정되는데 인기 있는 캐릭터의 경우 한 달 사용료가 수억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은 2030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선 캐릭터 카드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경제적 활동을 시작하지 않은 20대의 경우 주로 체크카드를 사용해 이들에게 인기 있는 캐릭터를 체크카드에 담아 출시해왔다”며 “체크카드는 대부분 연회비가 없기에 2030세대에게 부담 없이 발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king@fnnews.com 이용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