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수요 부진과 산유국 자금수요 증대 등으로 국제유가가 폭락하며 산유국이 원유수출 등으로 축적해 온 오일머니의 글로벌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2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노르웨이, 러시아, 사우디아비아, 쿠웨이트 등 11개 산유국의 2019년 3·4분기 기준 해외투자자산(IIP)은 5조달러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라크, 이란, 베네수엘라 등 데이터가 없는 산유국을 포함할 경우 6조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일머니는 넓은 의미로는 산유국들이 원유 석유제품을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를 의미한다. 좁은 의미로는 자국의 재정수요를 충당한 이후 국부펀드 설립, 자산운용사 위탁 등을 통해 해외로 투자 및 환류되는 자금을 말한다.
국가별로는 노르웨이의 해외투자자산이 1조7000억달러로 산유국 중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러시아(9200억달러), 사우디(6400억달러) 등의 순이었다.
현재 유가가 산유국 재정균형 수준(60~70달러)을 크게 밑돌고 있고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개발 전에는 글로벌 수요 회복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당분간 저유가로 인한 오일머니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산유국의 원유수출 규모 감소에 수출단가도 하락하면서 재정수지 악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2020년 국제통화기금(IMF)가 추산한 재정균형 유가는 사우디 84달러, UAE 70달러, 이라크 60달러 등이다.
BNP는 "12일 OPEC+ 및 G20 감산 합의로 올해 GCC 6개국의 원유, 가스 수출 및 수입이 전년대비 1694억달러 감소하면서 재정적자 규모 증가가 불가피하다"면서 "특히 사우디, 쿠웨이트, 이란, 러시아 등은 전체 수출에서 석유판매 수입 비중이 70~80%에 달해 저유가에 매우 취약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재정지출 수요 급증에 달러 강세 등에 따른 외채 상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김희진 책임연구원, 이치훈 전문위원은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재정지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 국부펀드들은 보유자산을 현금화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노르웨이는 1·4분기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국부펀드 GPFG에서 670억크로네를 인출하고 4월중 추가로 보유채권을 매각해 재정 수요를 충당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사우디, 쿠웨이트 등 보수적 투자 성향의 오일머니들은 주식 부문을 중심으로 자산을 매각하며 현금화하기 시작했다.
이같이 코로나19로 인한 저유가의 충격 장기화시 해외자산 매각 및 투자 재조정 등으로 오일머니를 회수해 국제금융시장 불안 및 글로벌 경제 위축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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