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구직단념자 21만명
여성·전문대졸업 이하 비중 높아
취업자는 14만3000명 감소
"2030 구직환경 불리하다는 증거"
코로나19로 위축된 고용시장은 20대 청년들에게 특히 매서웠다. 지난달 20대 취업자는 14만3000명 줄어든 반면 20대 구직단념자는 3만명 늘어났다. 모든 연령대 가운데 20대 구직단념자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다.
정규직 취업은커녕 아르바이트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다. "정부가 비정규직을 대량 양산한다"는 비난을 각오하면서도 임시직 공적일자리를 대규모로 만든 이유다.
26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월 20대 구직단념자는 21만명으로 한 달 전보다 2만9000명 증가했다. 전체 구직단념자 증가분 4만4000명 가운데 65% 이상이 20대에서 늘어났다. 30대 구직단념자는 1만명, 40대는 6000명, 50대는 4000명 증가했다. 구직단념자가 20~30대 청년층에서 집중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구직단념자는 일할 의사가 있고 지난 1년간 일자리를 구한 적도 있었지만, 지난 한 달간은 고용시장 여건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을 일컫는다. 이들은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실업자로 분류하는 전문가도 많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직단념자는 실질 실업자로 볼 수 있다"며 "구직단념자가 20대에서 많이 늘었다는 점은 현재 고용시장 여건이 20대에게 특히 불리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20대 후반보다는 20~24세의 구직단념자 증가세가 컸다. 전달 7만명에서 3월 9만3000명 수준으로 2만명 이상 늘었다. 학력별로 분석해보면 초대졸(전문대 졸업) 이하에서 구직단념자가 많이 늘었다. 초대졸 구직단념자는 전달 대비 37%, 고졸 구직단념자는 15% 늘었다. 또한 남성 구직단념자는 1만5000명 늘어난 데 비해 여성은 3만1000명 증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뜩이나 악화될 대로 악화된 청년고용은 코로나19 이후로 신규 채용이 거의 일어나지 않으면서 더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구직단념자는 실업률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현실은 집계된 실업률보다 훨씬 안 좋을 것"이라며 "전반적 경기상황이나 노동시장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이 같은 청년고용절벽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최대 20만명분의 공적 청년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또한 청년을 채용한 특별고용지원업종의 중소중견기업에 1인당 최대 100만원씩 6개월간 보조금을 매달 지원키로 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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