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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감원 칼바람' 전방위 확산

영국항공 1만2천명 해고 추진
SAS도 5000명 내보내기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글로벌 항공업계에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 칼바람이 매섭게 불어닥쳤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일시해고를 넘어 영구적인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신호탄이란 해석까지 나온다. 더구나 코로나19 이전부터 어려움을 겪던 항공산업의 본격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세계 경제에 대규모 실업 칼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국적기인 영국항공(BA)이 전체 직원의 30%를 감원한다고 밝혔다. 최대 1만2000명 규모의 정리해고다. 이날 BA 모기업인 IAG가 공개한 1·4분기 실적, 2·4분기 예비실적은 참담했다. IAG는 1·4분기 세전 영업이익이 지난해 1억3500만유로 흑자에서 올해에는 5억3500만유로(약 709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면서 기름값 폭락에 따른 연료, 외환 헤지에서 13억유로 손실을 본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밝혔다.

IAG는 이어 2·4분기 실적은 1·4분기에 비해 '심각히 악화할' 것이라면서 "지난해 수준의 여객 수요 회복에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어서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만2000명을 고용하고 있는 BA는 이미 조종사 임금 삭감에 합의한 데 이어 직원 휴직 등을 추진해왔다.

BA에 앞서 영국에서는 이미 대표적인 저가항공사인 이지젯이 4000명의 직원을 2개월간 일시해고했다.

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 3개국 연합 항공사인 SAS도 이날 전체 인력의 절반인 정규직 5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일시해고가 아닌 영구 감원이다. 아이슬란드항공도 같은 날 2000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항공기 제조업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보잉은 직원 10%를 감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캘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27일 주주 연차총회에서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위기를 겪고 있다"며 "세계 항공 수요가 작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최소 2~3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버스도 이날 영국과 프랑스에서만 6000명의 근로자를 일시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코로나19 위기로 전 세계 항공사들 절반이 파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줄도산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 정부는 막대한 구제금융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imne@fnnews.com 홍예지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