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지도부, 차기 원내지도부에 당 진로 결정 맡기기로
홍준표, 김태호 등 무소속 당선자들 복당 여부도 안갯속
"의석 수 절대적 부족" vs "새 지도부 구성 이후 논의해야"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을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당선자(왼쪽)와 김태호 당선자.
[파이낸셜뉴스] 미래통합당 지도부가 당의 진로에 대한 결정권을 차기 지도부에 넘기면서 21대 총선에서 생환한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도 표류하고 있다. 현재 통합당 내에선 빨리 복당시켜야 한다는 의견과 당이 안정된 후 복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맞붙고 있다. 통합당이 리더십 공백 사태에 빠진데다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무소속 중진들을 견제하는 당내 일각의 반대로 현재로선 이들의 조기 복당은 어렵다는 관측이 높다.
21대 총선에서 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인사들은 홍준표(대구 수성을)·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권성동(강원 강릉) 당선자 등 총 4명이다.
이 가운데 "무소속 당선자 몇 분이 복당하겠다고 하지만 저는 주민들의 뜻을 묻고 결정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며 복당을 유보한 윤상현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복당을 바라고 있다. 특히 무소속 당선자들 모두 3선 이상 중진인 만큼 자천타천으로 잠재적 당권주자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권성동 의원은 당선 직후 복당 및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들 뜻을 밝혔고, 홍준표 당선자는 차기 대권 도전을 공공연히 언급해왔다.
통합당 내 기류는 미묘하다.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간신히 웃도는 103석으로 한 석이라도 더하는게 시급하지만 복당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3선을 달성한 장제원 의원은 "의석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단 한 석이 급한 마당에 이들의 복당을 망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당내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묶이는 의원들은 복당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지 않으면서도 복당 시기를 새 원내지도부 구성 이후로 못박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 전 무소속 당선자들이 복당해 당권 경쟁에 뛰어드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당내 최다선인 5선 고지에 오른 조경태 의원은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됐을 때, 새 지도부가 당헌·당규에 따라 받아들일지 복당 심사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3선 김태흠 의원도 "새로운 지도부 구성 이후에 논의하는 것이 공당으로서 원칙과 상식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홍 당선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등 통합당 내 현안을 두고 "나는 이 당의 '터줏대감'", "뜨내기들이 주인을 내쫓고 당의 주인 행세하는 모습에 기가 막힌다" 등 연일 맹공을 퍼부으면서 당내 반발 기류도 거세지고 있다. 5선에 오른 정진석 의원은 홍 당선자를 겨냥해 "공인으로서 최소한의 금도조차 없는 그가 우리 당의 미래가 될 수는 없고,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지도부 공백 상태를 감안할 때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는 당분간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은 당내 반발 끝에 비대위 출범 문제를 포함해 향후 당 진로와 관련한 결정을 차기 원내지도부에 일임하기로 했다.
차기 지도부가 구성되더라도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을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복당 여부는 최고위의 승인이 필요하다. 통합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탈당 후 다른 정당 후보이나 무소속 후보로 국회의원 및 광역·기초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경우 시·도당은 최고위원회의의 승인을 얻어 입당을 허가할 수 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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