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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분주한 의원회관… 최고 명당은 당 대표·다선의원 방

원내대표가 배정권 가져
당선횟수·연령 등 고려

21대 국회 개원과 의원회관 입주 시즌을 맞아 당선인들의 회관 사무실 '명당' 잡기 눈치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국회는 전체 의원의 절반이 넘는 151명의 여야 초선으로 대대적인 '물갈이'가 되면서 10층의 회관 전체가 연일 크게 들썩이고 있다.

13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당선인들이 선호하는 대상은 확트인 전망과 소위 명당으로 불리는 이력이 있는 사무실 두가지다. 특히 초선 당선인 가운데는 앞으로 정치 인생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보니 선배 정치인들의 정치 역정에 무엇보다 민감하게 관심을 두고 있다. 20대까지 입주했던 전 주인이 해당 사무실에서 몇번을 연속 당선됐느냐가 우선 고려 대상이자 노른자위로 불린다. 당선 무효형이 나오는 등 임기를 단명한 방이나 이같은 이유로 주인이 자주 바뀐 사무실은 터가 세다는 생각에 기피대상 1호로 불린다. 반면에 장관이나 광역단체장, 혹은 전직 당 대표 등이 머물렀던 사무실 등은 선호 1순위로 경쟁도 치열하다.

3~10층으로 이뤄진 의원회관은 당선 횟수와 연령을 기준으로 배정된다. 각 당 원내대표에 배정권이 주어지는데 소위 '로얄층'으로 여겨지는 7·8층은 다선의 중진의원들이 사용해왔다.

20대 국회에서는 심재철(714호) 미래통합당 전 원내대표와 배턴을 이어받은 주호영(704호) 신임 원내대표가 같은 7층을 사용했다. 민주당 4선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731호), 총선에 불출마한 김한표(736호) 통합당 의원 등의 사무실도 7층이었다.

8층은 정병국(801호) 정운천(828호), 주광덕(826호), 최재성(836호), 이언주(809호) 의원 등이 사용했다.

맨 위층인 10층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최고 수준의 경호를 받을 수 있어 태영호 통합당 당선인이 '입주'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인 19대 비례대표 조명철 전 의원도 이 같은 이유로 10층을 사용했었다.

층수에 관계없이 국회 분수대와 푸른 잔디가 한눈에 보이는 국회 대광장 방향은 늘 선호된다. 총선에서 생환한 중진 의원 관계자는 "의원님이 평소 분수대를 바라보면서 정책 아이디어를 내고 고민하신다"며 "이 방을 계속 쓰기로 했다"고 전했다.

불교 신자인 의원들은 사무실 방향을 특히 중시한다. 불자인 한 민주당 의원 비서관은 "여의도 공원을 바라보는 동남향 사무실을 선호한다"고 했다.


'ㄷ'자 모양의 건물구조상 창문이 밖으로 나지 않은 안쪽 공간은 주로 초선들이 사용하게 된다.

한편 오는 15일까지 방을 빼야하는 169명의 낙선 의원과 불출마 의원 사무실은 외부업체를 불러 짐을 싸는 등 분주한 날을 보내고 있다. 당선인들의 사무실 배치는 이르면 이번 주말에 마무리 된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