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이익 4306억
전기요금 개편안에 주목
김종갑 한전 사장. 뉴시스
한국전력이 3년 만에 1·4분기 영업흑자를 냈다. 유가 폭락으로 연료·구입비가 크게 하락한 영향이 컸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위축으로 전력 판매수익은 줄었다. 한전의 저유가발 흑자가 현재 추진 중인 전기요금체계 개편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저유가 효과로 한전이 올해 흑자를 지속한다면 한전의 전기요금 개편 명분은 약화될 수 있다. 그간 한전은 원가(원료비)보다 싼 전기를 판매해야 하는 불합리한 점을 부각하며 전기요금 개편을 요구해왔다. 특히 한전은 산업용을 포함한 모든 전기요금을 연료비, 정책비용 등에 연동하는 제도 도입을 희망하고 있다.
15일 한전은 1·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30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4분기(영업이익 1조2392억원) 이후 2분기 만에 흑자다. 1·4분기에 흑자를 낸 것은 지난 2017년(1조4632억원) 이후 3년 만이다. 1·4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53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1·4분기에는 2011년 이래 역대 최저인 6299억원 영업적자, 7612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 만에 영업흑자는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원가하락 덕이 컸다. 한전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제연료 가격 하락 등으로 연료비·구입비가 1조6005억원 감소했다. 연료비의 경우 연료단가 하락으로 전년동기 대비 9000억원 감소했다. 저유가 효과에도 석탄 이용률이 크게 하락하면서 이익폭이 줄었다. 미세먼지 감축대책에 따라 올 1·4분기 석탄 이용률이 60.4%로 2년 전(2018년 81.7%)보다 21.3%포인트나 하락했다. 미세먼지 대책비용도 6115억원 지출했다.
여기에 민간 발전사로부터 전력구입량은 8.4% 늘었으나, 저유가로 단가가 하락했다. 그 결과 1·4분기 총 구입단가는 7000억원 감소했다.
전기는 덜 팔렸다. 코로나19 여파, 겨울철 난방수요 감소로 전력 판매량은 1.8% 하락했다. 전기 판매수익도 1331억원 줄었다.
그러나 전력공급에 따른 필수적인 운영비용은 4000억원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신고리원전 4호기 준공, 송배전선로 등 전력설비 증가와 원전 예방정비 확대로 상각·수선비는 3000억원 늘었다. 한전 관계자는 "최근의 저유가는 경영여건에 긍정적 요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부진 우려와 환율·유가 변동성이 매우 높아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전과 전력그룹사는 전력설비 안전은 강화하면서 신기술 적용 공사비 절감 등 재무개선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전은 그간 수차례 지연됐던 지속 가능한 전기요금체계를 올 상반기까지 마련할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또 "한전은 전기요금 체계를 원가 기반의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개편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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