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발생 이후 두번째 주말인 17일 외식업계가 생존 기로에 놓였다. 예년 이맘때면 북적거렸을 서울 연남동 거리가 한산하다. 사진=이설영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언제쯤 끝이 날까요. 우리들끼리는 이제 본격적으로 버티기에 돌입했다고 말합니다. 살길이 막막하네요." 사그라들 것 같던 코로나19 전염세가 다시 살아나면서 외식업계의 절망감이 가중되고 있다.
17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을 통한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서 외부활동에 대한 경계심이 다시 높아졌다. 이미 연중 최대 성수기인 3~5월을 최악의 상태로 보내고 있는 외식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 서대문구 소재 음식점 주인 A씨는 "보통 봄철에는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타지역 손님들이 많이 방문하는데 올해에는 주말에만 반짝 손님이 온다"고 말했다. A씨는 이태원 사태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지난 주말에 방문자수가 확연히 줄었다고 밝혔다. A씨는 "하루 확진자수가 절정을 찍은 뒤 점차 10명 이하로 줄면서 뚜렷하게 손님수가 증가했다"며 "그런데 지난 주말에는 다시 3월로 돌아간 것처럼 손님수가 확 줄었다"고 말했다.
근처에서 카페를 하는 B씨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B씨는 "일부에선 착한 임대인 운동이라고 해서 임대료를 인하해주거나 안 받는 경우가 있다던데 그건 정말 일부에 불과하다"며 "이미 인원을 줄여서 내가 하루종일 나와 있지만 손님이 안 와서 폐업을 고민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힘든 것은 물론이고 우울증까지 걸릴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서울 연남동에서 작은 술집을 운영하는 C씨는 "국내 확진자수가 줄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손님수가 조금씩 늘었다"면서 "그런데 이태원 사태가 터진 직후 첫 주말에 손님이 다시 크게 줄어 암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외식업중앙회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음식서비스 산업 영향 및 식품위생 현황' 이슈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600곳의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1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일주일 간격으로 코로나19 영향 관련 조사를 한 결과 95.2%가 국내 확진자 발생 후 고객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외식업체들은 극심한 경영난에 영업시간 축소, 인원 감축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경기도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맹점주들은 '영업시간 축소'(77%)와 '근무시간 조정 또는 해고 등 인원감축'(48%), '대출 등으로 운영자금 확보'(27%), '휴·폐업'(6%) 등의 조치를 했다. 실제 서울열린데이터광장의 서울시 식품위생업소 현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월 1~20일 약 1600곳이 폐업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9% 증가한 것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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