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銀 동산·IP담보 대출 성장세
현재 시중銀 대출 잔액 8000억
정부, 내달 은행 채권회수 지원기구 가동
코로나발 중견기업 등 대출 수요 증가
향후 대출규모 더욱 증대 전망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초까지 시중은행들의 소극적인 움직임으로 활성화되지 못했던 동산·IP(지식재산)담보 대출이, 이후 정부의 지속적인 독려 등으로 점차 성장세를 나타냈다. 향후 정부의 채권 회수 지원기구를 통한 추가적인 활성화 정책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피해 중견기업 등의 대출 수요 증가로, 동산·IP담보 대출의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4월말 기준 주요 4대 시중은행들(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동산·IP담보 대출 누적 잔액은 약 8000억원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4대 시중은행들의 동산·IP담보 대출 잔액은 5275억원이었고, 올해 1월~4월에 2725억원이 늘어났다. 은행별 잔액 범위는 최소 1557억원에서 최대 2218억원이다. 올해 누적 잔액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 금융권의 평가다.
동산·IP담보 대출은 기계설비, 재고자산, 농축수산물, 매출채권, 지식재산권 등 기업이 보유한 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을 말한다. 정부는 기존 대출관행으로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많은 대상들을 고려해 이 같은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초까지 동산·IP담보 대출은 다른 대출에 비해 활성화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담보가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기 쉽지 않고, 부실이 발생했을 경우 대출금 회수도 어렵다고 판단해 대출을 많이 취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IBK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주로 동산·IP담보 대출을 시행해왔다. 그러나 정부의 혁신금융 기조에 기반한 지속적인 '동산금융 활성화 전략' 등으로, 시중은행들의 동산·IP담보 대출도 점차 불어나기 시작했다.
금융권에선 향후 코로나 정국 등과 맞물려 동산·IP담보 대출의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중은행들의 담보가치에 대한 평가 역량이 갈수록 높아짐과 더불어 정부의 추가적인 동산·IP담보 대출 활성화 정책, 코로나 피해 중견기업 등을 중심으로 한 동산·IP담보 대출 수요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우선 정부의 금융 부문 주요 과제였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동산담보 회수지원 기구, 캠코동산금융지원이 설립돼 다음 달 본격 가동된다. 은행들의 채권 회수를 지원하는 정책기구를 만듦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동산·IP담보 대출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후 어려움을 겪는 대상들을 향한 정부의 금융지원책이 나왔지만 지원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그레이존(Gray zone·영역 구분 불분명 집단)에 속하는 피해 중견기업과 기존 담보대출에서 낮은 신용평가를 받은 피해 중소기업 등은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동산·IP담보 대출로 몰릴 것이란 분석이다.
얼마전 특허청은 시중은행들을 통해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기업들에 IP담보 대출을 우선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산·IP담보 대출이) 이전 대비 성장하긴 했지만, 여전히 정부 목표치에 미달하고 특정 정책금융기관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등 아직 갈길이 먼 측면도 있다"며 "앞으로 정부의 추가적인 활성화 정책과 코로나발 수요 증가 등에 따라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동산·IP담보 대출의 파이(규모)가 더욱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어 "자연스레 동산·IP담보 대출과 관련한 데이터도 축적돼 리스크도 계속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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