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 시내·항만면세점 철수 현안 보고 호된 질책
적자투성이 시내면세점 철수…개점조차 못한 항만면세점 매각 추진
18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382회 임시회 문화관광위원회 1차 회의. 이날 회의에선 '탐라문화광장 문화 진흥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 등을 심의하고, 제주관광공사 면세점철수 관련 현안 보고가 이뤄졌다.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이경용) 18일 제382회 임시회 1차 회의에서 지방공기업인 제주관광공사(사장 박홍배)에 대해 ‘돈 먹는 하마’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는 지역 내 쇼핑 인프라를 확충하고 운영수익을 제주관광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며, 신규 수익사업으로 추진했던 시내면세점 사업이 개점 이래 4년 동안 15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 4월29일 철수한 데 이어, 총 99억원이 투입된 제주항 여객터미널 항만면세점 사업도 중국 크루즈관광이 끊기면서 3년 가까이 개점조차 하지 못한 채, 결국 시설관리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사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제주도는 2017~2020년 기간에 총 127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투입했다.
박홍배 공사 사장은 이날 현안 보고에서 “제주항 항만면세점에 대해 제주도와 협의를 거치면서 관리권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려 한다”면서 “항만면세점을 다시 한다고 해도 크루즈가 정상화된다는 보장이 없으며, 시설관리비와 인테리어 비용에 물품 구입비용까지 더하면 수백억이 추가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사의 주목적은 관광산업의 진흥이지만, 너무 면세점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 크루즈 입항 ‘뚝’…이경용 의원 “항만면세점 누가 사나”
박 사장은 특히 공사의 경영 개선 방향에 대해 “증자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박 사장은 제주시 노형오거리 인근 공사 소유 토지(제주아덴타워 건립사업 예정지)에 대해 “수권자본금이 500억원인데 납입자본금이 150억원인 상태에서 5~6년이 지나도록 증자가 안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시・도는 저희보다 직원도 적은 상황이지만, 전부 자본금이 충분하게 운영이 되고 있고, 지방공사의 인건비는 기본적으로 50~80억원 범위 내에서 지자체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며 다시 인건비 지원을 요청했다.
의원들은 이에 대해 호된 질책을 쏟아냈다. 이경용 위원장(미래통합당, 서귀포시 서홍·대륜동)은 “항만면세점 관리권 매각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수익이 되지도 않는 건물을 누가 사겠는가”라며 질타했다. 항만면세점은 크루즈관광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인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이어 코로나19로 배가 끊긴 마당에 누가 사겠냐는 것이다. 이어 “주식회사였다면 주주총회를 통해 반드시 책임을 질 사항인데, 지금 공사는 책임을 지는 이도 없다"고 날을 세웠다.
■ 문종택 의원 “증자 얘기할 상황 아니다, 조직진단 먼저”
문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1·이도1·건입동)도 “수백원대 손실에 대해 반성 없이 중국 사드 핑계로만 일관한다”며 비판했다. 문 의원은 “시내면세점 철수 당시 31억원 규모의 재고가 있었는데, 판매와 반품, 그리고 기존 지정면세점으로의 양도·양수를 통해 현금화된 게 18억원”이라며 “이 과정에서도 13억원이 손실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시내면세점 운영에 따른 전체 누적 손실 267억원에 127억원에 달하는 인건비 지원, 여기에다 항만 면세점에 쏟아 부은 99억원을 합치면, 모두 506억원이나 된다”면서 “지금 증자를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 수익사업이 아니라 관광사업 진흥이 목적이라면, 조직진단을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오라동)도 “도민들은 공사를 돈 먹는 하마라고 한다”면서 “제주항 항만면세점이나 오는 7월 재개되는 성산포항 면세점, 노형로터리 사업부지 모두를 살펴봐도 아직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향후 공사의 운영방법과 진로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를 주문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