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회계에 쉼터 관리까지
의혹 쏟아지며 여론도 돌아서
권리당원 게시판엔 "윤 제명을"
이낙연. 사진=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은 18일 윤미향 당선인 논란과 관련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입을 뗐다.
이 위원장은 이날 광주에서 민주당 광주·전남 당선인들과 오찬 회동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 사안에 관한 질문에 "당과 깊이 상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관련 보도를 지켜보고 있냐는 질문에는 "전부는 아니지만 대충 흐름은 알고 있다"고 답했다.
여권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 위원장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그간 윤 당선자 문제를 일각의 공세로만 치부했지만, 더이상은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부실 회계 논란에도 윤 당선인을 감싸거나 야당으로부터 방어에 나섰던 당의 태도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7일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에서 시작된 정의연 부실회계 논란은 기부금 사용처 의혹,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마련된 쉼터 고가 매입과 쉼터 관리 문제 등 계속해서 추가 의혹이 불거지면서 더이상 여당이 윤 당선인을 방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3선 중진의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윤 당선자께서 오늘 중에 분명한 소명을 해야 된다"며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엊그저께의 분위기하고는 조금 달라진 분위기"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나아가 "당에서 그냥 본인의 소명, 해명 그리고 검찰 수사만을 기다리기에는 아마 어려운 상태로 갈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박 의원은 또 "어제, 오늘 여론의 변화가 분명히 있다고 보여진다"며 "그 여론의 변화뿐만 아니라 저희 당을 사랑하는 당원들의 여론 변화도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윤 당선자를 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한 지지자는 "민주당이 하루빨리 진실을 밝히고 윤 당선인을 검증해야 한다"며 "윤 당선인을 품고 있을수록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지지자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린다"며 "많은 지지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총선 압승의 기쁨도 잠시, 당선자 개인 비위가 슈퍼여당의 달아오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다.
이에 권리당원들은 정치적 부담이 더 커지기 전에 문제를 털고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더욱이 21대 국회 개원 시점도 다가오고 있어 개인의 부정으로 당이 발목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4·15 총선을 통해 177석의 슈퍼 여당으로 거듭나며 입법권력을 장악한 여권이 총선 직후 최근 한 달 사이에 몇몇 당선인으로 인해 여론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대한 정치적 부담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양정숙 시민당 당선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한차례 여론의 비판이라는 홍역을 치른 뒤 이번에는 윤미향 당선인의 정의연 시절 단체 운영 과정의 각종 논란이 커지면서 과연 여당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고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행보를 보이는지에 대한 내부 지성의 목소리도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후반기 개혁 드라이브를 예고한 상황에서 이같은 논란에 자칫 개혁이 출발부터 좌초될 우려도 나오고 있어 여당의 결심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이번 문제는 불투명한 회계문제를 비롯해 시민단체 운영을 둘러싼 논란임에도 친일다 반일 프레임으로 여당이 방어에 나서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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