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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태원 불씨 남은 수도권, 학교도 안심 못해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태원 불씨 남은 수도권, 학교도 안심 못해
인천교육청이 미추홀구·중구·동구·남동구·연수구 내 고등학교 66곳의 고3 학생들을 귀가 조치한 20일 확진자가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비전프라자 건물 내 한 노래방이 닫혀 있다./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태원 불씨 남은 수도권, 학교도 안심 못해
지난 19일 오전 20대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 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정적이 감돌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수술실 일부를 폐쇄하고 예정된 수술 60~70개를 잠정 연기했다./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태원 불씨 남은 수도권, 학교도 안심 못해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태원 불씨 남은 수도권, 학교도 안심 못해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태원 불씨 남은 수도권, 학교도 안심 못해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2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1만1110명이 되었다. 신규 확진자 32명의 신고 지역은 서울 10명, 대구 1명, 인천 8명, 경기 10명, 전북 1명 순이고 검역 과정 2명이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역에서 발생한 일일 확진자 수가 5일 만에 20명을 넘어서는 등 확진자 발생 추이가 예사롭지 않다. 이는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한 유행이 수도권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진 탓이다. 이태원 클럽 방문자에 의한 2차감염, 3차감염, 4차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태원 클럽에 의한 지역발생 확진자가 당분간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20일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등교수업을 시작한 것도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 지금은 고3 학생만 등교수업을 한다. 하지만 6월 초까지 전국 고등학교와 중학교, 초등학교, 유치원이 순차적으로 등교수업을 시작하면 방역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태원 잠잠해지니, 인천으로 불똥 튀어…삼성서울병원도 조마조마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한 코로나19가 대유행으로 번지지 않았다. 일일 확진자 규모만 놓고 보면 지난 2월~3월 신천지 예수회(이하 신천지) 대유행과 비교하면 작은 불씨로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에는 신규 확진자 발생이 수도권에 쏠려있어서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은 약 2600만명이다. 우리나라 인구 절반가량이 수도권에 살고 있는 셈이다.

인구 약 243만명인 대구에서 신천지 집단감염 사태로 누적 확진자 수가 20일 기준 6872명에 달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예배를 하고 소규모 모임이 잦았던 신천지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수도권 내 코로나19 유행이 이보다 위험도가 낮다고 보기도 어렵다. 언제 어디서든 대유행은 발생할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수도권과 유흥시설에서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것을 가장 우려했다. 현재 이태원 감염 사태는 클럽 방문자들의 1차 감염이 잦아들고, 접촉을 통해 감염된 2차~4차 유행이 속출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곳은 인천이다. 인천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학원강사(인천 102번)로부터 시작한 감염 연결고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학원강사와 접촉한 뒤 감염된 확진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 들른 인천 미추홀구 상가인 '비전프라자' 내 코인노래방과 PC방을 통해 추가 감염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인천은 20일 하루에만 확진자 6명이 발생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미추홀구에 사는 고3 학생 A군(인천 135번)과 B군(인천 136번)이 이날 새벽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 학생은 비전프라자 내 코인노래방을 방문한 것으로 역학조사에서 밝혀졌다.

두 고교생이 확진 판정을 받자 가족에 대한 검사도 이뤄졌다. 그 결과, A군 40대 어머니(인천 138번)와 13세 남동생(인천 139번)도 확진 판정이 나왔다. B군 어머니인 40대 여성(인천 140번)도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군포시 확진자와 접촉한 20대 남성(인천 137번)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도 상황도 심상치 않다. 지난 19일 용인 강남병원 방사선사(용인 73번) 확진 판정으로 병원이 코호트(동일집단) 격리에 들어간데 이어, 용인 73번 확진자와 함께 식사를 한 20대 지인 2명(안양 27·28번)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서울도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3명이 확진자 통계에 포함되는 등 유행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태원 클럽 누적 확진자 수는 20일 낮 12시 기준 서울 100명, 경기 41명, 인천 35명, 충북 9명, 부산 4명, 전북 2명, 대전 1명, 충남 1명, 경남 1명, 강원 1명, 제주 1명(충북 9명 중 8명은 국방부 격리시설 발생 사례)이다. 그중 서울은 20일 오후 6시 기준 이태원 클럽 사례가 1명 추가됐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삼성서울병원 감염 규모가 예상보다 작을 것으로 보이는 점이다. 지난 20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모든 의료진과 내원객이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는 방역수칙이 대규모 확산을 막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6월초 초·중·고 561만명 등교수업…경기·인천 일부 학교들 수업에 차질

방역당국이 방역 측면에서 가장 우려하는 곳은 바로 학교다. 시설 규모와 인구 구성을 고려할 때 이태원 클럽, 삼성서울병원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위험도가 높다.

정부는 고심 끝에 지난 20일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등교수업을 시작했다. 고3 학생의 대학교 입시 일정을 고려한 조치로, 코로나19 특성상 완전한 종식이 어려워 '생활 속 거리두기'를 진행하면서 등교수업을 진행하는 모험을 선택했다.

지금은 고3 학생만 등교수업을 하지만, 6월 초에는 모든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등교수업을 진행한다. 유치원생을 제외한 전국 초·중·고교 학생 수는 약 561만명이다.

방역당국은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올 위험성을 부정하지 않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확진자 발생을) 최소화하고 아예 발생하지 않는 게 이상적이지만, 적어도 산발적인 감염 사례가 있을 것으로 염두에 두고 개학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산발적인 감염 사례가 나왔다고 해서 지금보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나 통제하는 상황으로 바로 전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는 학교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는 한 등교수업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방역당국은 학생들이 등교 후 모든 수업 시간에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밥을 먹거나 화장실에 갈 때도 2m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방역대책을 수립했다.
특히 방과 후 학생들이 PC방과 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하지 않도록 강력히 권고했다. 이 권고사항을 학생들이 충실히 따를지는 미지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19일 브리핑을 통해 ""특히 학생들은 수업 시간 마스크 착용 외에 밥을 먹고 화장실에 갈 때도 2m 거리두기를 지켜야 한다"며 "방과 후 노래방이나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하지 말아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