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벨 병물 아리수. 서울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단수나 긴급재난시를 대비해 비축·공급하는 '병물 아리수'에 국내 최초로 자연 분해되는 페트병을 도입한다. 페트병을 감싸는 비닐 라벨도 없애기로 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21일 병물 아리수의 재활용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친환경 병물 아리수 혁신계획'을 발표했다. 또 환경오염 없는 생분해성 페트병으로 전환하는 단계적인 '탈(脫) 플라스틱 혁신'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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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분해 페트병 국내 최초 도입
시는 1단계로 페트병을 감싸는 비닐 라벨을 없앤 무색의 투명한 병물 아리수'를 이달부터 생산 전량에 전면 도입했다. 그간 페트병에서 라벨을 떼어내고 분리배출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현장에서 떨어졌던 재활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2단계로 올 하반기에는 90% 자연분해되는 친환경 생분해성 소재를 사용한 '생분해성 병물 아리수'를 시범 선보인다. 미국 코카콜라 등 해외에선 일부 시도됐지만 국내에서 페트병에 친환경 생분해성 소재가 사용되는 것은 최초다.
생분해성 소재는 옥수수, 사탕수수 등 식물 전분에서 추출한 원재료를 사용, 6개월 이내에 90%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다. 물병, 마개, 라벨 전체에 생분해성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로 분리배출할 필요가 없다. 매립시 완전 퇴비화돼 일반 페트병보다 탄소배출량을 78% 절감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2001년 병물 아리수가 처음 출시된 이후 비닐라벨을 완전히 없애고 페트병 소재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친환경 혁신은 19년 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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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플라스틱, 서울시가 앞장
시는 시정 전반에 걸친 일회용 플라스틱 감량 노력에 발맞춰 2018년부터 병물 아리수 생산량을 크게 줄였다. 작년부터는 단수·재난지역 비상급수용으로만 공급·비축중이다.
5월 출시한 '무(無)라벨 병물 아리수'는 비닐라벨을 없애는 대신 페트병 몸체에 양각으로 '아리수' 브랜드를 각인하는 방식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 라벨을 별도로 분리배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재활용 편리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생산은 생분해성 물병 생산 기술을 보유한 국내 먹는샘물 전문업체와 협업한다.
백호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서울시부터 병물 아리수에 대한 친환경 혁신을 실천해 탈(脫) 플라스틱 시대로 단계적으로 나아가겠다"며 "이번 혁신이 국내 친환경소재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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