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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이주열 한은 총재 일문일답

[금리인하]이주열 한은 총재 일문일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조윤제(오른쪽 두번째) 금통위원은 보유 주식에 대한 직무연관성 심사가 진행 중이어서 이날 기준금리 결정 표결에서 제척됐다.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로 대폭 낮춘 배경에 대해 “주요 선진국은 코로나19 확산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최근 남미를 비롯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이같은 상황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28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금통위를 열고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0.50%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0.2%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2월 제시한 전망치(2.1%)보다 2.3%포인트 낮춘 수치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올해 경제성장률을 -0.2%로 제시한 배경은.

▲코로나19 전개상황에 대한 가정을 세운 뒤, 이에 기초를 두고 전망했다. 기본 시나리오는 전 세계적으로 신규 및 잔존 확진자 수가 2·4분기 중에 정점에 이른 후, 차차 진정 국면에 들어선다는 것이다. 또 국내에서는 국지적 확진은 나타날 수 있지만 대규모 재확산은 없을 것이라는 전제에 기초했다.

코로나19 전개양상을 보니, 그때(지난 4월 금융통화위원회) 봤던 것보다는 진정 시점이 지연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은 코로나19 확산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최근 남미를 비롯한 신흥국에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했다.

─최근 고조되고 있는 미중 갈등의 영향은 이번 성장률 전망치에 반영됐나.

▲미국과 중국간의 갈등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여 투자와 교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우리 수출 회복에 제약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미중 갈등이 향후 구체화될지, 또 구체화된다면 어떤 조치가 어떤 강도로 나타날지에 대해서 지금은 예상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이 때문에 이번 전망치에 구체적으로 반영하진 못했다.

하방 리스크로는 보고 있다. 미중 갈등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준다. 또한 환율 등 외환 부문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다. 시장 전개양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에는, 예를 들어 쏠림현상이 있는 경우에는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나가도록 하겠다.

─최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전망치는 각각 어떻게 되는가.

▲낙관 시나리오 하에서는 국내 경제성장률이 소폭의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관 시나리오 하에서는 마이너스(-) 폭이 비교적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겠다”는 문구를 명시한 이유는.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통화정책 방향도 성장세를 지원하는 쪽으로 가는 게 맞다는 취지에서 그런 표현을 썼다.

─정부의 적자국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시장금리가 급등할 것으로 보이는데, 한은의 대응 계획은 어떻게 되나. 국고채를 매입할 경우 유통시장 외 다른 시장을 통해 매입할 계획도 있나.

▲1·2차 추경 편성에 따라 국고채 발행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또한 기간산업안정기금 채권도 발행될 계획이다. 그러다보니 채권시장에서 수급불균형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3차 추경이 편성되면 국고채 발행 규모가 추가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의 국고채가 발행됨에 따라 장리금리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다면 국고채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국고채 매입 규모는 금융시장의 상황, 국고채 수급상황 등을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다.

주요국의 중앙은행은 국채를 매입할 때 유통시장 매입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발행시장에서의 매입이나 직접인수는 대부분 법으로 금지하고 있고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만 실시하는 상황이다. 직접인수하거나 발행시장 통해서 대량 매입하면 재정확충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인식되면서 재정건전성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진다. 또한 정부 부채의 화폐화 논란을 초래할 소지도 있다.

한국은행도 국고채 발행 증가로 인해 채권시장 수급불균형이 생긴다면 유통시장에서의 매입 통해서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실효하한을 고려한 금리정책 여력이 얼마나 남았나?
▲이번 금리 인하로 기준금리가 실효하한 수준에 상당히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실효하한이란 것은 주요국 금리, 국내외 금융경제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볼 때 가변적일 수밖에 없다. 자본유출 측면에서 실효하한을 추정해 본다면, 미국 등 주요 선진국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가 더 실효한율보다 높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조윤제 금통위원이 보유 주식 문제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표결에 참여하지 못했다. 금통위원들의 주식 처분에 대한 한은의 지침이 없었나.

▲금통위원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재산 공개대상자다. 그래서 금통위실은 금통위원으로 선임된 위원들에게 재산공개와 관련된 절차를 안내한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재산공개대상자의 보유주식이 3000만원 초과할 경우에는 선임되고 나서 1개월 이내에 매각하거나 백지신탁 또는 직무 관련성 심사를 청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윤제 위원도 직무관련성 심사를 청구해놓은 상태다. 다시 말하면 현재 조윤제 위원은 주식 보유시에 지켜야할 법규, 절차 이런 것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