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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주방위군 1000명 추가 배치…미 시위 확산

[파이낸셜뉴스] 아프리카계 미국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해묵은 인종차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이례적으로 재계까지 인종차별·불평등 문제 해결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번에도 갈등을 해소하기보다는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미네소타, 주방위군 추가 투입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폴리티코,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민주당계인 팀 월츠 미네소타 주지사는 5월 30일(이하 현지시간) 시위가 폭동으로 바뀌었다면서 주방위군(내셔널가드) 1000여명을 추가로 배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29일에는 주방위군 700명이 시위진압에 동원된 바 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된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는 뉴욕, 워싱턴DC, 애틀랜타 등 미 전역으로 확산됐다.

월츠 주지사는 플로이드의 '비극적' 죽음을 애도하는 평화적인 시위가 폭력적인 시위와 약탈에 자리를 내줬다면서 시위는 "더 이상 어떤 식으로든 조지 플로이드 살해에 대한 것이 아니다. 이는 시민사회에 대한 공격이자 공포를 조장하고 미국의 대도시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정규군 투입 태세 갖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전 주말을 보내기 위해 플로리다주로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정규군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군이 준비돼 있으며 (주정부의) 요청을 받으면 배치할 의지도 준비도 갖췄다"고 밝혔다.

그는 극좌파와 이번 시위를 연계해 자신의 지지층 결집 효과도 노렸다.

트럼프는 "이 사람들, 이 극좌파들, 수많은 극좌 악당들은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면서 "지상군을 매우 신속히 배치할 수 있다. 군은 거칠고, 강하게 대응할 것이며 존중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시위에 극좌 반 파시스트 세력이 참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의 발언은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셈이다.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도 트럼프 발언을 지지했다. 바 장관은 "외부 극단주의자들, 선동가들이 자신들의 동떨어지고 폭력적인 어젠다를 추구하기 위해 상황을 악용하고 있다"면서 "많은 곳에서 계획적이고, 조직된, 또 무정부주의와 극좌 그룹들이 반파시스트 전략에 따라 짠 폭력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들은 폭력을 조장하기 위해 미네소타 주 외부에서 유입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는 29일 오전 "약탈이 시작되면 발포가 시작된다"면서 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할 수 있음을 시사해 시위대를 격분시켰다.

재계도 이례적으로 인종차별·불평등 경고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이례적으로 미 재계도 공개적으로 인종차별과 불평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시티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마크 메이슨은 "비록 글로벌 은행의 CFO이지만 미네소타주 조지 플로이드, 조지아주 아흐모드 아버리, 켄터키주 브레오나 테일러의 죽음은 나 같은 흑인 미국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큰 위험에 직면해 있는지를 일깨워준다"고 비판했다.

25세 남성인 아버리는 지난 2월 23일 조지아주에서 조깅을 하다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고, 26세의 여성 응급의료요원이었던 테일러는 자신의 집에 쳐들어온 경찰에게 총을 맞고 사망했다. 모두 흑인들이다.

메이슨은 "미국의 쌍둥이 이상인 자유와 평등은 여전히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다"고 말했다.

베스트바이 최고경영자(CEO) 코리 배리를 비롯한 미네소타 주요 기업 20여개 CEO들도 공동서한에서 인종차별과 불평등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플로이드 살해 장면을 담은 비디오는 그가 인간으로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했고, 존중받지 못했음을 보여준다면서 "우리 조직과 공동체 안의 인종 불평등, 사회적 정의가 크게 변화할 수 있도록 하는데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 대기업 CEO들 모임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도 성명을 내고 "조지 플로이드, 아흐모드 아버리를 비롯한 수많은 이들의 가족, 친구, 공동체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이같은 비극들은 미국의 오랜 인종적 불공정을 반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차 바이러스 확산 불씨되나
대규모 시위와 진압은 정점을 찍고 하강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폭력 시위도 문제이지만 시위대가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고, 진압 경찰을 포함해 양측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 데이비스) 공중보건과학과 학과장인 브래들리 폴락은 "시위대에 포를 하건 안하건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마스크를 썼다고 해도 바이러스 감염을 완벽히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감염 확산 우려는 더 높아지고 있다.

미네소타 주지사, 미니애폴리스 시장 모두 시위와 함께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