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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진정 이후 유동성 회수땐 신흥국 '긴축 발작' 일어날 수도"

한은, 리스크 점검 보고서
금융불안·식량수급 악화 가능성

"코로나 진정 이후 유동성 회수땐 신흥국 '긴축 발작' 일어날 수도"
코로나19 사태 진정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신흥국의 긴축발작(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테이퍼탠트럼은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금융불안을 말한다. 식량수급 악화에 따른 사회불안 가능성도 대두될 것으로 우려됐다. 우리나라도 신흥국발 금융불안 등 리스크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5월 31일 한국은행은 해외경제포커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신흥국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서 "감염증 확산세 진정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이 공급한 막대한 유동성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국제 금융불안이 유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연준이 유동성을 일부 회수하는 동안 빈번하게 주가가 급락했다"면서 "코로나19 확산, 대응 과정에서 신흥국의 기초 경제여건과 재정상황이 악화함에 따라 향후 금융불안이 나타나면 대외건전성 악화 우려가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3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양적완화 종료를 시사한 뒤 신흥국에서 나타났던 급격한 자본유출 현상 등 금융불안을 말한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내년 3월까지 신흥국 내 투기등급 회사채 디폴트 비율이 8.3%, 최대 13.7%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성장세가 미약했던 여러 신흥국이 코로나에 따른 경기침체에 추가적 타격을 받으면서 회사채 디폴트 비율이 급상승하고 있어서다.

또한 한은은 또 코로나19 진정 이후 전 세계적으로 식량수급 악화에 따른 사회불안 가능성도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 인도 등에서 외국인 노동자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으며 비료 등 농업자재 공급차질도 예상된다는 것이다. 만약 식량수급의 글로벌 공급망 중 한 부분에서라도 물류이동에 차질이 발생한다면 세계 식량수급망을 교란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중에는 식량 수확량과 식품 공급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식량부족 등 공급불안은 신흥국의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회복 과정에서 수요가 빠르게 반등하는 재화와 서비스 공급이 지연될 경우 수급불균형에 따른 물가불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한은은 코로나19 진정 이후 신흥국에 현실화될 수 있는 리스크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신흥국 통화가치가 하락했다는 점도 향후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요인이 된다.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를 경우 수입물가가 올라 국내물가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