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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銀 유리천장...시중·지방은행 女 임원 5%

총 임원수 175명 중 여성임원 9명 
외국계은행 여성임원 비율 33%와 대조 
장기간 근무 여성직원수 적고 
은행내 보수적 기조 여전 

여전한 銀 유리천장...시중·지방은행 女 임원 5%
[파이낸셜뉴스] 현재 국내 주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서의 여성 임원 비율은 약 5%로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원 후보군에 포함될 정도로 오랜기간 노동시장에 머무는 여성 직원수가 적고, 은행 내 보수적인 남성 중심 기조도 여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과 지방은행(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은행)의 총 임원수는 175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 임원수는 고작 9명에 불과했다. 비율로 치면 5.14%다. 국민·신한은행은 각각 2명, 하나·우리·부산·경남·대구은행은 각각 1명이다.

하지만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외국계은행은 여성 임원이 비교적 많아 대조를 이뤘다. 두 은행의 총 임원수는 33명인데, 이 가운데 여성 임원수는 11명이다. 비율로 치면 33%다. 씨티은행은 6명, SC제일은행은 5명이다.

국내 은행에서 여성 임원이 극히 적은 것은, 우선 임원 후보군에 포함될 정도로 오랜기간 근무를 하는 여성 직원수 자체가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보통 임원까지 올라가려면 최소 25년 이상은 근무해야 하는데, 현재 국내 은행에서 이 정도로 근무하는 여성직원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 은행의 여성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약 14년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다년간 축적된 은행 내 보수적인 남성 중심 기조가 좀처럼 변화하고 있지 않은 점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업은 남녀간 물리적 차이가 아닌 업무역량 등에 따라 평가받아야 하므로 마땅히 남녀간 승진 차별이 발생할 요인이 없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은행 내 보수적인 기조로 인해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과가 저평가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은행에서는 현재 상황에 변화를 가하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은 여성리더 육성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실시, 외부 전문가가 그룹별로 모여 여성 리더들이 현장에서 겪는 고민을 함께 나누고, 리더로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리더십, 조직운영, 네크워크 확장 등과 관련된 맞춤형 멘토링을 진행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질적인 은행권 유리천장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직시하고, 여성들의 역할 확대를 근본적으로 뒷받침하는 노력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