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 사무실에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비례대표)이 1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자신의 의원실로 첫 출근했다. 지난 5월 30일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 사흘 만이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재임 시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후원금 부정회계 등 의혹으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사퇴설에 선을 긋고,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날 오전 9시경 감색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쓴 윤 의원은 갈색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백팩을 멘 채 5층에 마련된 자신의 의원실 안으로 들어갔다. 정장 상의 왼쪽 깃에는 위안부 할머니를 상징하는 빨간색 나비 문양의 배지와 제주 4·3 사건을 의미하는 동백꽃 배지를 단 상태였다.
윤 의원은 출근 이후 의원실 문은 굳게 닫혔고, 외부에서 안을 볼 수 없도록 블라인드가 쳐졌다. 블라인드 틈으로 보인 윤 의원은 의원실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은 채 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업무를 봤다. 누군가와 통화하거나 보좌진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는 웃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윤 의원은 21대 국회 개원을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 11일간의 잠행을 깨고, 국회 소통관에서 40여분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의원은 후원금 부실 관리 의혹, 위안부 피해자 쉼터 고가매입 의혹, 아파트 구입 자금 출처 의혹, 딸 유학자금 출처 의혹 등에 적극 반박했지만 논란은 진화되지 않고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윤 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윤 의원은 국회에 정상출근해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읽힌다. 윤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에 동요하던 기색이 역력하던 민주당은 윤 의원의 기자회견 이후 엄호 기류가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이수진 의원은 이날 오후 윤 의원실을 직접 방문해 윤 의원을 위로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윤 의원님은 앞으로 국민과 여성 인권을 위해 훌륭한 역할을 하실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윤 의원이 추가 의혹소명에 나서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도 여전하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최소한 개인계좌로 받은 후원금 지출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공직을 하고자 하는 사람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민권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