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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 저자, 박원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서울 사회안전망 두배로 늘려야"(종합)

'CAC 글로벌 서밋 2020' 저명인사 대담 세션 재러드 다이아몬드와 포스트 코로나 논의해 다이아몬드 교수 "한미간, 정부 협조에 차이"

'총·균·쇠' 저자, 박원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서울 사회안전망 두배로 늘려야"(종합)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CAC(Cities Against Covid-19) 글로벌 서밋 2020'에서 퓰리처상 수상작 '총·균·쇠'와 '대변동' 등의 저자이자 세계적 문화인류학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Mason Diamond)와 '코로나 이후 사회 대전환'을 화두로 대담을 하고 있다. 2020.06.0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배민욱 윤슬기 기자 = 퓰리처상 수상작 '총·균·쇠'와 '대변동' 등의 저자이자 세계적 문화인류학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Jared Mason Diamond)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교수는 4일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시대를 대비해 지금 서울시가 하는 사회안전망 정책을 두 배로 늘리라고 조언했다.

박 시장과 다이아몬드 교수의 온라인 대담은 서울시가 무관중 온라인 국제회의로 개최하는 'CAC(Cities against Covid-19) 글로벌 서밋 2020'의 하나로 열렸다. 박 시장은 서울시청 다목적홀에 설치된 CAC 화상회의 스튜디오에서, 다이아몬드 교수는 미국 본인의 자택에서 각각 화상으로 만나 이날 오전 8시부터 1시간30분동안 소통했다.

대담은 총 3부로 구성됐다. 1·2부에서는 기후변화와 감염병 대응 상황에서 심화되는 사회적 불평등 해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글로벌 연대와 협력 등에 대해 자유롭게 묻고 답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재난지원금, 자영업자 지원, 전 국민 고용보험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박 시장의 질문에 "지금 서울시가 추진하는 사회안전망 정책을 2배 더 해야 한다"며 "미국에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등의 치명률이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지금도 LA(로스앤젤레스)에는 폭동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 간 불평등도 있으므로 여러 측면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뉴노멀' 시대 속 대도시 변화에 대해 "어떤 위기든 공통점이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성공적으로 위기를 해결한 사례를 보고 따라해서 적용하라는 것"이라며 "현재 한국은 전 세계의 모델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다른 국가들이 한국이 위기대처를 어떻게 하고 있는가 보고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미국이 워낙 탁월한 나라다보니, 다른나라로부터 배울 게 없다고 생각한다"며 "반면 서울같은 경우 안전한 생활, 경제발전에 있어 모델이 되고 있고,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도 전 세계 국가들의 모범이 되면서 모델이 되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 확산' '어떤 인류도 면역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2가지 측면에서 과거 전염병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의 치사율은 2%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강도는 약하지만, 전 세계에 다 확산되고 있다는 점과 세계 어떤 인류도 면역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새로운 전염병"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봉쇄정책 등 실험을 통해 코로나 대응책이 무엇인지 실험하고 있으나 그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시장은 "코로나19의 대응방법이 도시마다 또 나라마다 다른데, 최근 해외에서 한국의 방역조치를 좋게 평가하고 있다"며 "드라이브 스루(차량이동식), 워크스루(도보 이동형) 선별진료소, 익명검사 등 혁신적인 방법을 통해 방역대응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국과 미국간 대처방안의 차이를 지적하며 "한국은 코로나19 대응에 즉각적이었으나, 미국은 그렇지 못했는데, 한미간 중요한 차이는 정부에 대한 협조와 정부 지침을 따르는 국민들의 의사"라며 "미국은 개인주의 성향이 가장 강하기 때문에 미국인들이 정부 지침을 따르지 않았고, 그 대가로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자 수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과 다이아몬드 교수는 '그린뉴딜'과 같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도래할 문명의 전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환경문제는 오히려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한 현안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상으로 사망자들을 일으키고 영구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서울시가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에 높이 평가하며, 코로나19보다 장기적으로 기후변화가 초래할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와 공존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묻는 박 시장의 질문에 "새로운 질병, 전염병이 여러가지 방식을 통해 생기는데, 이제는 이런 전염병이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미리 예상하고 준비해야 한다"며 "미리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사전에 생각하고 물자나 물품을 비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운 전염병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야생동물 거래금지 등을 언급하며 "전 세계에 야생동물 시장이 있는데, 사람들이 이를 먹거나 전통약재로 사용할 경우 그 결과가 상당히 심각할 수 있다"며 "향후 새로운 질병 위험을 줄이려면 야생동물 시장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균·쇠' 저자, 박원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서울 사회안전망 두배로 늘려야"(종합)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CAC(Cities Against Covid-19) 글로벌 서밋 2020'에서 퓰리처상 수상작 '총·균·쇠'와 '대변동' 등의 저자이자 세계적 문화인류학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Mason Diamond)와 '코로나 이후 사회 대전환'을 화두로 대담을 하고 있다. 2020.06.04. 20hwan@newsis.com
박 시장은 다이아몬드 교수와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으로 인해 세계 패권의 변화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박 시장은 "세계 국가와 지역별로 권력과 부의 수준이 다르면서 궁극적으로 부와 권력의 불평등으로 나아간다"며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문명에도 큰 변화를 가져 오고 세계 부와 권력의 지형을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코로나19에 의해 전세계 질서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 논의가 많지만, 가장 큰 결과는 각기 다른 지역 사이에 권력에 대한 경쟁을 종식시킬 것"이라며 "이제 전 세계는 한 배를 탄 것이기 때문에 함께 살든 함께 죽든 한몸이라고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어느 나라나 지역도 안전한 곳은 없기 때문에 중국도, 미국도 스스로 혼자 보호할 수 없어 결국 다른 나라와 협력해야 한다"며 "이런 점에서 코로나19로 글로벌 문제가 글로벌 차원에서 해결되기 때문에 미중간 경쟁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한 인식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를 통해 감염병 문제, 기후변화 문제 등 글로벌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간 경쟁을 그만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인식이 새롭게 자리잡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박 시장은 "연대와 협력만이 코로나19 위기로부터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지 않지만, CAP(감염병 분야 도시정부간 협의체)를 제안한 바 있는데 이를 통해 다른 도시국가들과 해결책을 나누고 싶다"며 다이아몬드 교수의 의견에 공감을 표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세계적 대도시의 존립여부를 묻는 시민의 질문에 "과밀한 도시일 수록 감염병의 위험은 높지만, 메가시티(대도시)를 폐쇄해선 안된다"며 "새로운 방식으로 메가시티를 보장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다만 메가시티가 인구밀도가 높은 만큼 '질병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관건"이라며 "인구밀도가 굉장히 높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질병을 통제하고 사는데 있어 서울시가 모델을 제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고립감, 우울감, 스트레스 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 등을 묻자 "자신의 지인 연애담을 언급하며 야외 등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관계를 지속하거나, 화상업무 시스템인 줌(ZOOM) 등 온라인 등을 통해 그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AC 글로벌 서밋은 서울시가 코로나19 방역 대책 공유 차원에서 세계 각국 도시, 저명인사들을 온라인으로 초청해 개최한 국제회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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