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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에 장애인은 없다?…"장애인 인간다운 생활 보장하라"

K-방역에 장애인은 없다?…"장애인 인간다운 생활 보장하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지난 2월26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인 인권이 없는 차별적인 코로나19 대응, 국가인권위원회 긴급구제 기자회견을 열고 정신장애 폐쇄병동 코로나19 확진 환자에 대한 차별 없는 치료대책을 촉구하는 모습. 2020.2.2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K-방역에 장애인은 없다?…"장애인 인간다운 생활 보장하라"
액세스코비드19닷컴(ACCESSCOVID19)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뉴스1


K-방역에 장애인은 없다?…"장애인 인간다운 생활 보장하라"
'립뷰 마크스' © 뉴스1 DB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K-방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개방·투명·민주 3원칙을 바탕으로 한 한국의 방역대책은 이같은 이름으로 불린다. 외신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K방역에 대해 주목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장애인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한 청원인은 '재난 상황 속 장애인들을 위한 가이드라인 제정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청원인은 "코로나 사태에서 장애인들은 여전히 사회적 약자였으며, 그들을 위한 사전대비와 사후조치는 부족했다. 가장 먼저 코로나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도 대남병원에서도 2층에 있던 일반병동 환자 확진자는 4.6%, 5층 정신 병동 장애인 확진자는 98%에 달한다. 또 코로나의 치명률은 2%대이나, 청도 대남병원의 치명률은 6%대"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력히 시행되는 동안 활동보조사들이 필요한 장애인들에게는 큰 고통의 기간이었다"며 "장애인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며, 헌법에 따라 어떤 상황이든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코로나19가 국내에서 130여일째 이어진 가운데 올라왔다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끈다.

실제 장애인들이 코로나를 비롯한 감염병에 어떻게 대응해야할 지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은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협동조합 무의가 지난 4월말 전세계 장애인 코로나 가이드라인을 모은 영문 웹사이트 '액세스코비드19닷컴(ACCESSCOVID19)'를 열었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이들은 홈페이지에서 "장애를 가진 인구, 혹은 장애인은 코로나19 대유행에 가장 취약하며 이미 상당한 타격을 입은 집단 중 하나지만 장애인에게 코로나19와 관련한 최신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웹사이트 또는 정보 공간은 전혀 없다"면서 "장애인을 위한 코로나19 대책 가이드라인을 모음으로써, 정보 소외를 겪는 장애인이 줄어들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이 웹사이트가 각국 정부에 경종을 울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갈길은 멀어 보인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20일부터 이날까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대구광역시청 브리핑에서 수어통역을 실시하라', '기초수급자, 노약자, 장애인에게는 마스크를 무상지급해주세요', '장애인의 마스크 대리구매도 허용해주세요',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장애인시설을 만들어주세요', '청각장애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제언' 등의 다양한 청원이 연일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날(3일) 3차 등교수업이 실시되고 마지막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만 남겨둔 가운데, 한 재활전문기관에서는 투명마스크인 일명 '립뷰(lip-view)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 배포 중이다.

청각장애인 중에는 수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있는데, 수어는 손동작 뿐만 아니라 얼굴 표정이나 몸의 방향, 입술이나 눈썹 등 여러가지 기호를 포함해서 상대방에게 억양이나 감정까지도 전달해줄 수 있는 언어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이혜진 하늘샘치료 교육센터 원장은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1만장까지 배포된 상태고 여전히 수작업으로 열심히 생산 중"이라며 "정부기관이나 아니면 마스크 제조업체에서 조금 더 보완해서 시제품으로 생산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호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