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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실업률 급락, V자 회복 전조인가 '착오'인가

[파이낸셜뉴스]

미 실업률 급락, V자 회복 전조인가 '착오'인가
미 실업률 추이(단위:%): 왼쪽; 1930년대 대공황 최고치 25.6%(NBER통계), 오른쪽; 4월 14.7%, 5월 13.3%(미 노동통계국(BLS) 통계) /사진=NBER, BLS, CNBC

미국의 5월 고용동향에 대한 논란이 점증하고 있다. 예상보다 크게 낮은 실업률과 급격한 고용 회복이 급속한 경기회복을 뜻하는 V자 회복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고용통계에 심각한 오류가 발견된데다 "초기 반등은 쉽지만 이전 수준의 회복은 매우 어렵다"는 비관이 여전하다.

6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낙관론자들은 "주식시장이 옳았다"고 환호하는 반면 비관론자들은 "아직 숲에서 벗어나려면 멀었다"며 성급한 낙관을 경계하고 있다.

V자 회복 전조
미 노동부가 5일 발표한 미국의 5월 고용동향은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을 비웃듯 4월에 비해 급격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일자리 800만개 감소를 예상했지만 노동부 5월 통계에서는 250만개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고, 실업률도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인 19.5%로 예상됐지만 실제 실업률은 13.3%로 집계됐다.

여전히 2차대전 이후 최고 수준이기는 하지만 비관 시나리오에 비해서는 훨씬 양호한 실업률이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완전히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있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존 해치어스는 분석노트에서 "5월 지표는 노동시장 회복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면서 "6월에는 실업률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725만개 일자리 감소를 예상한 바 있다.

해치어스는 골드만이 올해 15%로 예상했던 실업률 전망치 수정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RBC 캐피털 마켓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톰 포셀리도 "5월 일자리 증가는 그저 시작일 뿐"이라면서 "6월 고용이 1000만명 후반대를 찍을 것이란 점이 앞으로 논의의 합리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동부의 고용통계가 정확하다면 이는 경제의 급속한 V자 회복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LPL 파이낸셜의 선임 시장 전략가 라이언 디트릭은 "경기침체가 그저 두달에 그친"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미국 정부의 고용보호프로그램(PPP), 예상보다 이른 경제재개, 미 경제의 기대를 웃돈 내성 등이 주식시장 강세를 정당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클라이언트퍼스트스트래터지의 미첼 골드버그는 "주식시장은 늘 옳았다"면서 "주식시장은 최고점에서 급격히 붕괴해 약세장에 진입했다가 기록적인 탈출을 보이고 있고 이는 V자 회복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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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노동시장이 급속히 회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큰 그림으로 보면 착시현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네소타대의 애런 소저너 조교수는 "(고용회복) 첫 단계는 비교적 쉽게 달성가능하고, 중간 부분은 좀 더 어려우며 마지막 단계는 한동안 달성 불가능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잃어버린 일자리 2200만개 가운데 일부에 지나지 않는 250만개가 지난달 회복됐을 뿐이고, 13.3% 실업률은 세계금융위기 경기침체기인 2009년 최고치인 10%에 비해서도 크게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 지적된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분석노트에서 "고용이 6월 이후에도 개선되기는 하겠지만 바이러스 이전에 근접한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소피아 코로페키지 상무도 "3·4분기까지 고용이 개선돼...사라진 일자리의 약 절반이 복구되고 실업률은 연말 10% 수준까지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완전한 회복은 백신이 활용가능해지는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재개에 따른 코로나19 확산재개 가능성과 아프리카계 미국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과 관련해 이날로 12일째를 맞는 대규모 시위에 따른 경제충격, PPP가 끝난 이후 재개될 감원 등 실업을 다시 끌어올릴 악재들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게다가 5일 발표된 미 노동부의 5월 고용동향은 데이터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노동부는 고용동향을 발표하면서 임시해고된 노동자들이 결근한 것으로 통계에 잡혔다면서 이들을 포함하면 실제 실업률은 16.4%가 된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