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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민족주의·보호무역 강화.. 외교·교육정책 등 정부 역할 커질 것"

KDI '세계질서 변화' 화상토론

한국과 미국의 정책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민족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글로벌 질서에 대비한 무역, 외교, 교육 등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은 지난 5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질서의 변화'를 주제로 한·미 전문가 화상토론회를 열었다고 8일 밝혔다.

화상토론회에는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장, 임원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한국 측 토론자로 참여하고 스테판 해거드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 교수와 켄트 콜더 미국 존스홉킨스대 고등국제대학원 동아시아연구센터 소장이 미국 측 토론자로 참여했다.

각 참여자들의 기조 세션 발제에 이어 '세계화와 국제협력'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미래' '과학 기술의 미래'를 주제로 토론을 했다.

유 원장은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에 따른 선제적 포스트 코로나 대응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며 "향후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한국이 처할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외교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폐쇄적인 민족주의 성향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하며 "코로나19뿐 아니라 기후변화, 경제위기 극복 등 글로벌 공동과제 해결을 위한 국가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고등교육 정책도 큰 변화에 직면할 것"이라며 "개도국 내 기술과 인프라 부족으로 온라인교육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고등교육 기회 박탈을 막기 위한 각별한 노력과 함께 대면교육과 온라인 비대면교육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교육을 점진적으로 시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콜더 소장은 "미·중 위주의 패권경쟁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거버넌스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무역은 정치·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보일 것"이라며 "전 세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돼 주요국들은 리쇼어링(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거드 교수는 "사망자 수 증가와 과거 신흥국 시장의 금융위기 등 코로나19의 직간접적 영향으로 선진국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세계는 완전히 새로운 질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특히 정부 역할은 공공보건과 개인의 자유추구권리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초기대응 실패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향후 코로나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변화된 국제질서 속에서 국가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는 메르스 사태 이후 질병예방법인 전염병 통제 예방법률의 보완을 통해 공중보건을 목적으로 확진자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으며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한 과도한 인권침해적 감시체제의 견제를 통해 공공의 안전과 사생활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이룰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KDI 국제정책대학원은 한·미 양국의 우호적인 협력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존스홉킨스대 국제고등대학원, 조지워싱턴대와 협력해 공공외교 교육협력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 화상토론회도 이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