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트럼프, 재선 가도 '빨간불'… 바이든에 14%P나 밀렸다

인종차별 시위 강경대응 민심이반
공화당 거물들 '反트럼프' 가세
볼턴 회고록 출간 또다른 뇌관
간접선거 변수 있어 예단 일러

트럼프, 재선 가도 '빨간불'… 바이든에 14%P나 밀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풍자 그림이 프랑스 파리의 한 도로벽에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성경을 든 채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누르고 있다.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지율은 대폭락하고, 공화당 거물들도 잇따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 그와 척을 졌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출간예정인 회고록에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담길 것으로 보여 이 역시 변수다. 일각에선 끝까지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오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까지 넘어야 할 산이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인다.

■끊임없는 악재… 등돌린 미국

8일(현지시간) CNN은 이달 2일부터 5일까지 미국 전국의 성인 1259명을 대상으로 "만약 오늘 선거가 치러진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설문 조사결과 바이든 전 부통령 55%, 트럼프 대통령은 4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달 조사에서 바이든 51%, 트럼프 46%의 지지율에 비해 격차가 더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트위터에 "CNN 여론조사는 가짜"라며 분노를 드러낼 만큼 이번 조사 결과는 영향력이 컸다.

무엇보다 미국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치적으로 내세운 미 경제 활황은 올해 1·4분기에 원점으로 돌아갔다. 여기에 지난달 25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시위에 극단적으로 대응해 민심이반을 초래했다.

이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밋 롬니 상원의원(유타주) 등 공화당 주요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반트럼프' 선언으로 이어졌다. 볼턴 전 보좌관이 오는 23일 출간 예정인 회고록도 뇌관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14%라는 지지율 격차는 트럼프 인기 추락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잇따른 악재에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위기는 대통령에게 최고 아니면 최악이 될 수 있다"면서 "대중은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예단은 이르다

최근 1주일간 공개된 다양한 조사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여러차례 한계를 보여 현 시점에서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지난 2016년 대선 때 트럼프는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밀렸지만 승리를 거뒀다.

공화·민주당의 우열이 확연하지 않고 '경합주' 가 최대 변수이기 때문에 전국단위 여론조사를 확대 해석하는 것은 더 조심스럽다.

또한, 미 대선은 유권자 투표를 그대로 반영하는 직접투표가 아니라 유권자들이 뽑는 선거인단의 수로 승부를 낸다. 유권자 투표에서 1표라도 이긴 후보에게 선거인단을 모두 내준다. 때문에 유권자들로부터 더 많은 표를 얻더라도 대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엄연히 존재한다.

4년 전 트럼프는 전국 득표율에서 46.1%로 클린턴(48.2%)에게 뒤지고도 선거인단이 많이 걸린 주요 경합주에서 승리해 선거인단 304명을 확보했다.
그는 결국 227명을 얻은 클린턴를 누르고 백악관에 입성했다. 이같은 전적에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할 때 수치도 이와 같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선은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해 초박빙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