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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으로 태어난 죄'…인종차별 성토장 된 플로이드 장례식

'흑인으로 태어난 죄'…인종차별 성토장 된 플로이드 장례식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교회에서 열린 조지 플로이드 장례식.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백인 경찰들의 손에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이 그의 가족이나 참석자들이 미국에 만연한 인종 차별을 성토하는 자리가 됐다고 BBC가 보도했다.

9일 낮 12시께 휴스턴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찬양의 샘) 교회에서 열린 장례식에는 가족과 친구, 정치인과 다른 유명 인사들까지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흑인으로 태어난 것이 죄'인 플로이드의 죽음을 비통해하면서 인종 차별이 반드시 철폐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알렉산더 그린(휴스턴·민주) 하원의원은 "조지 플로이드는 소모품이 아니었다. 이것이 우리가 여기에 있는 이유"라면서 "그의 죄는 흑인으로 태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는 "전 세계적으로 노예주인의 손자들이 노예주인의 동상을 부수고 있는 것을 본다"면서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도 희망이 있음을 시사했다.

플로이드의 평탄하지 않았던 삶에 대해 샤프턴 목사는 "신은 거부당한 돌을 가져가서 넓은 세상 전체를 바꿀 운동의 초석으로 삼았다"며 의미를 찾았다.

팀 월츠 미네소타 주지사는 8분 46초 동안 플로이드를 위해 묵념하자고 했다. 9분에 가까운 이 시간은 플로이드가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렸던 시간이다.

플로이드의 조카 중 한 명인 브룩 윌리엄스는 현재의 시스템이 부패하고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면서 흑인들에게 불리한 법률을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흑인들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법들은 이미 마련돼 있다"면서 "이 법들은 바뀌어야 한다.
증오 범죄는 부디 이제 그만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누군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고 했는데, 미국이 언제 위대했던 적이 있는가"고 비꼬았다.

이날 장례식에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실라 잭슨 리(휴스턴·민주) 하원의원,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 시장 등 정치인들과 브레오나 테일러, 마이클 브라운, 에릭 가너 등 경찰에 의해 살해된 다른 흑인들의 가족들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