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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영훈국제中 재지정 취소…조희연 "일반中 일괄 전환해야"(종합)

교육부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 촉구해 "평가 통한 지정취소, 지역별 편차·소모적 갈등 부른다" 이르면 이달 넷째주 청문…청문 후 20일 이내 교육부로

대원·영훈국제中 재지정 취소…조희연 "일반中 일괄 전환해야"(종합)
[서울=뉴시스]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국제중학교 운영성과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2020.06.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정현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0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본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전국 국제중학교의 일반중 전환을 교육부에 요구했다.

서울 대원국제중학교, 영훈국제중학교 국제중 지정 취소 절차를 밟으면서 최종 판단 기관인 교육부의 적극 대처를 촉구한 것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0일 오전 10시30분 서울시교육청에서 화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특성화중학교 3곳의 운영성과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조희연, 국제중 폐지 법령 개정안도 이미 구상했다

조 교육감은 지난해 자사고, 외고의 지정 취소 이후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제중의 일괄 일반중 전환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문재인 정부가 출현하고 ‘조국 사태’라는 홍역을 치르면서 역설적으로 ‘자사고와 외고의 일반고 전환’의 계기가 마련됐다"며 "결국 중앙정부에 의해 전환의 ‘제도적 단안’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동안 자사고와 외고의 경우에서 말씀드렸듯이 평가를 통한 전환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많은 갈등을 양산한다"고 지적했다.

국제중을 평가하는 것은 시도교육청이 하지만, 지정 취소를 최종 결정하는 권한은 교육부에 있다.

조 교육감은 "평가를 통해 지정취소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은 지역별 편차가 생길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소모적인 갈등과 논쟁을 양산하며, 평가를 통과한 학교들에 대한 선호를 더욱 높이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이 개정된다면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월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 제안한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대원·영훈국제中 재지정 취소…조희연 "일반中 일괄 전환해야"(종합)
[서울=뉴시스]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국제중학교 운영성과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2020.06.10. photo@newsis.com
국제중은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상 특성화중학교로 돼 있다. 구체적으로 같은 법 시행규칙 55조 1호에 '국제 분야를 특성화하기 위한 중학교'가 근거다.

조 교육감은 당시 시행규칙을 삭제하면서, 시행령 개정안을 제안한 바 있다. 특성화중학교의 범위를 예술·체육, 대안교육 등으로 제한하고 국제중의 법적 근거를 원천적으로 삭제하는 방안이다.

조 교육감은 "국제중은 모든 학생에게 균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고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훼손한다"며 "중학교 의무교육 단계에서 소위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하여 특성화된 학교 체제가 필요한지 수없이 자문해 봤지만, 그 필요성을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조 교육감은 "지정 목적과 달리 일반학교 위에 서열화된 학교 체제로 인식되어 이를 위한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며 "소위 영어유치원, 사립초, 특목고로 가는 과정 중 중학교 단계 목표가 됐으며, 4개 사립 국제중의 연평균 학비는 1100만원에 달했다"고 강조했다.

◇국제중 평가 어떻게 이뤄졌나…"지표 상향한 것 아냐"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관내 특성화중학교 3곳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서울체육중학교는 평가를 통과해 재지정을 받았다. 이목이 집중됐던 국제중 2곳은 평가 결과 기준점수를 충족하지 못해 지정 취소 절차에 들어간다.

지난 2017년에는 영훈국제중이 재지정 평가 결과 지정취소 기준 점수(60점)를 넘겨 지위를 유지했다. 반면 올해 평가 기준 점수는 70점이다. '허들'이 올라갔다는 지적에 서울시교육청은 폐지를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점수를 올린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평가 점수표에 따르면, 지난 2015년에는 우수 5.0점, 보통 3.0점, 미흡 1.0점으로 등급 간 배점 차이가 2.0점이었다. 반면 올해는 우수 5.0, 보통 3.5, 미흡 2.0점으로 간격이 1.5점으로 줄었다. 감사 지적사항에 따른 감점도 12점에서 10점으로 줄었다.

서울시교육청 강연흥 교육정책국장은 "미흡 평가를 받았을 때 가혹하게 평가가 나와서 간격을 줄였고, 보통만 다 받아도 70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4개 국제중이 있는 서울, 경기, 부산교육청이 같은 지표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경남 선인국제중을 제외한 4개 국제중이 모두 올해 평가를 받는다.

대원·영훈국제中 재지정 취소…조희연 "일반中 일괄 전환해야"(종합)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서울교육단체협의회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국제중 재지정 취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6.09. park7691@newsis.com
서울시교육청은 대원·영훈국제중의 입장을 존중해 구체적인 점수와 감사 지적사항 감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학사 관련 법령과 지침을 위반한 점,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이 미흡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강연흥 국장은 "방과후몰입교육의 경우 수익자부담으로 경비를 제공하면서 극소수의 학생이 참여하는 등 전체 교육 목표로 취약했다"며 "차별적인 학력 향상 프로그램이 존재하지 않고, 수학과 과학도 영어지문으로 출제하거나 수업을 하면서 학력 격차가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대원·영훈국제중 지위 상실은 아직…8월은 돼야 결론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특성화중학교 운영 성과평가 결과를 이날 해당 학교에 통보할 예정이다. 이어 행정절차법에 따라 청문 절차를 밟게 된다.

먼저 청문을 거친 뒤, 20일 이내에 교육부 장관에게 동의를 요청해야 한다. 교육부는 지정 취소에 대한 신청을 받으면 50일 이내에 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오는 8월 중에야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르면 4월 넷째주(22~26일) 중 청문을 진행할 방침이다. 손영순 교육행정국장은 "학교들은 청문 절차를 통해 의견 소명할 기회가 있다"며 "우리도 엄정하게 지표를 정한 만큼 교육부도 객관적으로 고려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동의할 경우 대원·영훈국제중 2개교는 내년도부터 일반중으로 전환된다.
현재 재학중인 학생들은 졸업시까지 국제중 학생 신분을 유지하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일반중 전환이 확정되면 현재 재학생들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학교가 희망하면 '세계시민 교육 특별지원학교'에 우선 선정, 최대 3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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