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일문일답]조희연 "국제중 폐지, 일류학교 진학 선행학습 해소 전환점 되길"

"국제중 일괄폐지 주장…평가엔 편견 안 들어가" "교육부, 제도로 국제중 일괄 폐지 입장은 아냐" "밤9시까지 몰입교육…입시위주 교육과정 선상"

[일문일답]조희연 "국제중 폐지, 일류학교 진학 선행학습 해소 전환점 되길"
[서울=뉴시스]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국제중학교 운영성과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2020.06.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연희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0일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 재지정 취소 사실을 발표하며 평소 국제중 폐지를 주장해온 개인 입장이 평가에 들어가진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특성화중학교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하는 브리핑을 열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의 일반고 전환처럼 소모적인 갈등에 그치지 않고 합의로 전환이 이뤄졌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올해 재지정평가를 받은 두 국제중은 재지정 평가에서 기준점수인 70점을 넘지 못했다. 구체적인 총점과 지표별 점수는 대외적으로는 공개하지 않지만 각 학교에는 통보할 예정이다.

조 교육감은 또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서 기존 서열화된 개념의 국제중 설립근거는 삭제하고, 다문화 인재 양성 목적의 특성화중학교를 설립할 수 있도록 개정하는 방안을 교육부에 건의하겠다고도 밝혔다.

다음은 조 교육감, 강연흥 교육정책국장, 손영순 교육행정국장과의 일문일답.

-국제중 재지정 취소 관련 교육부와 합의된 사항이 있다면.

"자사고·외고 일반고 전환과 동일한 정신을 적용한다면 국제중 전환은 더 시급한 과제라는 점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 다만 교육부는 제도적으로 국제중을 폐지하려는 입장은 아니다."

-교육부가 국제중 지정 취소 결정을 거부할 가능성은.

(손영순 국장) "교육부가 동의 여부를 정할 때 서울시교육청이 지표를 엄정하게 정하고 평가위원들이 객관적으로 평가한 점을 고려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지난 1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교육감협) 총회에서 국제중 일괄폐지를 두고 의견이 충돌해 안건이 보류됐는데 그 이유는.

"4개 시·도에만 국제중이 있기 때문에 (모두가) 치열한 논쟁지점을 공유하고 있지는 않다. 더구나 부산 국제중은 공립이기 때문에 중학교 서열화가 그렇게 크진 않다. 부산교육감께서 공립과 사립은 다르다는 점을 피력했다."

-법령 개정 관련 서울시교육청의 입장과 계획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상 자사고와 외고는 한 조항만 바꾸면 제도적으로 폐지 가능한데, 특성화중은 조금 복잡하다. 특성화중은 국제중을 비롯해 예체능, 체험학습 위주 대안, 기타 교육감 지정 등 4가지가 있다. 시행령에서 해당 조항을 없애면 다른 분야 특성화중도 폐지되는 문제가 생겨 교육감협에서 쟁점이 됐다. 서울시교육청이 재구성하자는 취지에서 안을 냈다. '국제분야 특성화 일류 중학교' 관련 내용은 삭제하고 예술·대안 분야 등은 존치하며 다문화학생을 지원하는 공립특성화중학교를 설립해 국제적 인재로 양성할 경우 허용하자는 것이다. 4개 시도가 합의했고 교육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두 국제중이 평가 기준점수보다 떨어진 결정적 이유는.

"감사에서 감점이 크다면 컸다고 할 수 있다. 자사고 등의 감점은 최대 12점인데 국제중은 10점이었다. 국제중 구성원들 항변할 수 있는 청문절차 과정이 남아있고 자사고·외고 일반고 전환처럼 소모적인 갈등에 그치지 않고 합의로 전환이 이뤄졌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일류학교에 가려는 선행학습이 해소되는 전환점이 되기를 소망한다."

(강연흥 국장) "밤 9시까지 남아 방과후 몰입교육을 시키고, 해외 체험학습은 수학여행에 가깝게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프로그램도 수익자부담으로 경비를 제공했기에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은 참여하기 어렵고 극소수만 참여했다. 또한 사회통합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기본학력이 다소 낮을 수 있으므로 차별적인 학력 향상 프로그램이 존재하지 않았다. 수학·과학 과목도 영어지문으로 시험을 출제하거나 수업을 하는 등 초등학교 때부터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가 나타났다. 격차 해소와 거리가 먼, 분리교육으로 흐르는 입시 위주의 교육과정의 선상에 있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제공된 교육비 수준이 일반 공립중학교 수준이었다. 학비를 1100만원씩 받은 것 치고는 1인당 약 60만원 내외 정도였으며 인건비 말고는 거의 취약했다."

-경기·부산과 협의해 기준점수를 60점에서 70점으로 상향 결정했는데 이유는.

(강연흥 국장) "우수·보통·미흡 평가 간 배점이 2점씩이었으나 하나라도 미흡을 받으면 평가점수가 가혹하게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해 배점 간격을 1.5점으로 줄였다. 다만 2015년 평가 당시 모든 지표에서 '보통'을 받으면 60점이었고, 2020년 평가 역시 '보통'을 다 받으면 70점이 나오도록 지표가 설계됐다."

-서울의 국제중 지정 취소 결정이 타 지역 평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강연흥 국장) "경기와 부산 등은 이미 평가를 완료해 발표를 앞두고 있어 별도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다."

-국제중에 대한 교육수요를 외면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강연흥 국장) "서울에 386개 중학교가 있고 많은 이들이 차별화된 양질의 고품질 교육을 받기를 원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고품질 교육 경쟁은 비용이 충분하게 여력이 있는 분들은 찾아갈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게 돼 차별의식을 갖게 될 것이다. 일부 수요는 있으나 전체 교육이 경쟁과 차별로 가는 것은 통합교육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일반중에서 국제중 2개교에서 할 수 있는 교육을 충분히 수용해낼 수 있다고 본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